양사 종료 합의에도 노선 배분 이견으로 협의 중단
A사 “보조금 10억원 이상 차이”…구미시 “실제 손실액 전액 보전”
구미시내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32년간 이어진 경북 구미 '시내버스 공동배차제 폐지' 합의가 1년째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두 운송업체가 노선 배분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비수익노선 손실보상금 지급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됐다.
27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구미 A버스회사는 최근 구미시 등에 공동배차제 운영과 보조금 지급 기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 회사는 공동배차제를 유지하는데도 2024년~2025년 비수익노선 손실보상금을 B버스회사가 10억원 이상 더 받았고, 올해에도 약 2억원의 차등 지급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재정지원금과 벽지노선 손실보상금은 균등 배분하면서 비수익노선 손실보상금만 차등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B버스회사 측은 "과거에는 보조금을 절반씩 나눴지만 현재는 외부회계감사를 통해 확인된 업체별 수입과 지출, 실제 손실액을 기준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같은 노선을 운행하더라도 회사별 차량 구성과 운영비용이 달라 손실보상금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유차와 CNG(압축천연가스)차량 비중에 따라 유가 변동에 따른 연료비 부담이 다르고, 교통사고 발생에 따른 보험료와 공제 부담금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시는 특정 업체가 손실보상금을 적게 받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동배차제는 1994년 수익노선 경쟁과 적자노선 기피를 막기 위해 도입했다. 두 업체가 노선을 공동 운행하면서 일정 주기로 담당 노선을 바꾸는 방식이다. 그러나 노선별 관리 책임이 분산되고 업체별 경영 여건도 달라지면서 운영체계 개편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공동관리위원회 운영위원회에서 그해 12월31일을 공동배차 종료 시점으로 정했다. 지역별 경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노선 분리를 협의한다는 내용도 합의했다. 그러나 올해 4월까지 네 차례 실무협의에도 구체적인 노선 배분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의가 중단됐다.
핵심은 수익노선과 비수익노선을 어떻게 나누느냐다. 개별 노선제로 전환하면 운행 주체와 관리 책임이 명확해지지만 어느 노선을 맡느냐에 따라 수입과 운영 여건이 달라진다.
앞서 이정호 구미시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공동배차제 종료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며 운영체계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시의원에 따르면 현재 공동배차제를 유지하는 지역은 전국에서 구미와 청주 두 곳뿐이며 2025년 기준 시내버스 보조금 지원 규모는 약 320억원에 이른다.
구미시 대중교통과 광역교통팀 관계자는 "노선 배분을 놓고 양사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자율적인 협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도 관련 용역 예산을 요청한 상태로, 전문 용역을 통해 객관적인 노선 배분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용기
경북부에서 구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용기 있게 묻고, 진실하게 기록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