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구지법서 측근 영장심사…홍준표 직접 변론
“단편적 카톡으로 사건 짜깁기” 경찰 수사 비판
구속 여부 이르면 이날 결정…경찰 후속 수사 예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7일 오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거용역업체 사장 박모씨와 선거캠프 회계담당자 김모씨의 영장실질심사에 변호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연합뉴스
정치자금 부정 지출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인들을 직접 변론하기 위해 27일 변호인 자격으로 대구법원을 찾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관련 혐의를 반박했다. 수사기관이 '가공거래'로 판단한 지출에 대해 실제 거래가 있었다며 관련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법에서 열린 선거용역업체 사장 박모씨와 선거캠프 회계담당자 김모씨의 영장실질심사에 변호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경찰과 공소청은 박씨와 김씨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홍 전 시장 캠프의 정치자금을 부정하게 지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들은 경선 뒤 허위 증빙서류 등을 이용해 작성한 회계보고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영장심사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이 선거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오간 단편적인 카카오톡 대화를 근거로 사건을 '짜깁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짧은 카톡에 혼선이 되는 용어도 있는데, 그걸 근거로 경찰이 오해하고 있지 않나 본다. 이 부분을 법정에서 충분히 소명했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으로 실제 거래 여부를 꼽았다. 수사기관이 실제 발주하지 않은 용역을 발주한 것처럼 꾸며 비용을 지출했다고 보지만, 홍 전 시장은 그 거래는 실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그는 "가공거래로 적시된 대여섯 가지가 전부 실물과 실상이 있다. 실제 거래가 있었다는 증거를 오늘 제출했다"고 밝혔다.
제출 자료는 동영상과 거래내역서, 정책자료집 등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정책자료집을 제작하지 않고 비용을 지급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자료집 실물을 법원에 제출했다"며 "수사가 허술하고 미진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의 공소시효는 다음 달 19일 만료된다. 그는 "5년 전 사건을 들고 나왔고, 공소시효도 얼마 안 남았다"며 "공소시효를 정지시키기 위해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영장 청구 사안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는 별건이라는 점도 부쩍 강조했다. 경찰은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고발된 홍 전 시장과 박씨 등 4명을 수사하다가 지난해 7월 특검에 사건을 넘겼다. 이후 지난 3월 사건을 돌려받아 압수수색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초 고발 내용과 별개의 혐의를 추가로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명태균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에 홍 전 시장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씨는 홍 전 시장 아들의 친구 최모씨의 후배이다. 홍 전 시장이 대구시장에 당선된 뒤 박씨는 대구시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현재는 사직한 상태다. 박씨는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씨와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경찰은 심사 결과에 따라 후속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홍 전 시장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홍 전 시장은 이날 경찰 수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저런 식으로 (수사)하면 연말에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해 활동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정계 복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선거 출마나 여의도 정치 복귀 의사는 없다"면서 "국가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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