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의 유일한 응급의료기관인 영남대 영천병원이 의료진 부족으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응급실 전담의사는 올해 초 5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9월 다섯 차례에 이어 10월에도 여섯 차례 부분 휴진이 공지됐다. 영천병원의 운영난은 지방 필수의료체계가 안고 있는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중소도시의 응급실은 환자 수가 적어도 24시간 의료진을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진료 수익으로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 의사 구인난까지 겹친다. 재정지원만으로는 응급실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 정부는 내년 3월 지역필수의료법 시행에 앞서 영천 사례를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이 법으로 진료권별 협력체계와 재정지원 기반을 마련한 것은 분명 진전이다. 그러나 재정을 투입한다고 의료공백까지 저절로 메워지는 것은 아니다. 영천병원처럼 재정지원을 받고도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는 원인을 규명해야 새 제도의 실효성도 높일 수 있다.
경북도가 지난 5월 밝힌 자료에 따르면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무려 15곳이 응급의료 취약지다. 정부와 경북도가 새 제도의 지원 기준을 마련할 때는 이들 지역의 의료 현실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진료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따져야 한다.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의료는 지역 존속의 최소 조건이다. 일자리와 주거 여건을 개선해도 정작 아플 때 치료받을 병원이 없다면 주민을 붙잡아 둘 수 없다. 지역필수의료법이 또 하나의 지원제도에 그치지 않으려면, 의료취약지 주민이 적재적소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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