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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못구해 너도나도 자영업 대열

2013-02-19

끝모를 불황에 폐업 악순환

일자리 못구해 너도나도 자영업 대열

대구시 북구 산격동에서 66㎡(20여평) 크기의 분식집을 운영하던 김장석씨(가명·42·대구시 동구 신천동)는 요즘 가게 문을 닫고 쉬고 있다. 2년 정도 장사를 했지만 도저히 월세와 인건비를 맞출 수 없어서다. 김씨는 오전 6시에 매천시장에서 채소 등을 샀다. 납품받을 수도 있지만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장사가 안 되자 영업시간도 밤 9시에서 10시까지로 1시간 늘렸다. 쉬는 날이 있으면 왔던 손님이 그냥 돌아갈까봐 하루도 쉬지 않았다. 그렇게 일했지만 한 달 매출액은 1천500만원 정도. 재료비로 700만원, 월세 110만원, 전기료와 수도세 등 100여만원, 직원 월급 400만원을 주고 나면 그의 몫으로 남는 돈은 200만원이 채 안 됐다. 김씨는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더는 힘들겠다는 판단에 가게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구지역 비임금근로자 35만1천명 중 자영업주는 29만4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6천명(5.9%) 늘었다. 이 중 돈을 받지 않고 일을 돕는 무급가족종사자는 5만6천명에 이른다.

경북의 비임금근로자는 49만4천명 중 자영업주 40만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명(2.6%) 증가했다. 무급가족종사자도 8만7천명으로 6천명(7.4%) 늘었다.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다 보니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가족 등을 동원하는 것이다.

18일 소상공인진흥원에 따르면 소상공인 체감경기 동향지수(BSI)는 1월 65.5로, 전달인 지난해 12월보다 24.3포인트, 1년 전보다 17.3포인트 급락했다. 이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에 54.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소상공인진흥원이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3천200개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동향을 파악해 매달 발표하는 것으로, 수치가 기준치인 100.0 미만이면 경기를 안 좋게 보는 이들이 좋게 보는 이들보다 더 많음을 뜻한다.

자영업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다. 2월 예상경기 BSI는 83.6으로 전달보다 10.1포인트 떨어졌다. 예상경기 BSI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기준치를 밑돌면서 감소 추세를 보였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의 몰락은 규모가 적을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아파트와 대로변 상가는 최소 보증금 4천만~5천만원에 월세 100만~200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있어 적자가 나더라도 적어도 2~3년 정도는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주택가 골목길 상가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40만원인 경우가 많아 밀린 월세로 보증금을 다 날리고 난 뒤 1년도 안 돼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강신규 <사>한국소상공인 컨설팅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은 “직장을 잃은 중·장년층과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구직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창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올해도 창업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기존 창업자들이 실패한 뒤 규모를 줄여 또다시 자영업에 도전함으로써 부실한 창업이 악순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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