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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예방백신 없어 더욱 주의 필요

2013-07-23

증상없어 감염돼도 모를 경우 많아
간경화·간암으로 진행 위험 높아
정맥주사 남용·문신 등 피해야



C형 간염, 예방백신 없어 더욱 주의 필요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병원을 찾았다가 C형 간염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다소 피곤하기는 했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던 터여서 더욱 황당했다. A, B형도 아니고 도대체 C형 간염은 어떤 것일까. 김씨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B형 간염은 국가가 권장해 백신비를 지원하는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A형 간염도 최근 다수 연예인이 걸렸다는 사실이 방송을 타면서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C형 간염은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실제로 B형 간염은 최근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전 국민 유병률이 3% 정도로 낮아졌으며, 도시지역 초등학생 유병률은 0.5%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은 세계 간염의 날. 세계 간염의 날은 2010년 5월21일, 세계 보건 총회의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한 의결’에 따라 제정됐다. 간염의 날을 맞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C형 간염에 대해 알아본다.

간염은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A형과 B형, C형으로 나뉜다. A형과 B형은 예방백신이 있는 반면 최근 발생이 늘고 있는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안젤리나 졸리를 비롯해 유명인들이 발병했다는 소식이 이어지며 널리 알려진 C형 간염의 가장 큰 위험성은 간암으로의 진행이다.

C형 간염은 북미와 유럽에서는 발병률이 높고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2년 1천927명이던 C형 간염 환자 수는 2009년 6천407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C형 간염은 바이러스(HCV)가 체내 혈액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키는 일종의 전염 질환으로 만성화되지 않는 A형 간염 또는 만성화율이 5~10%에 불과한 B형 간염과 달리 발병했다 하면 거의 대부분(75~80%) 만성화되기 때문에 간경화, 간암과 같은 치명적인 간 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C형 간염의 전 국민 유병률은 1~1.4% 수준이다. HCV가 몸 속에 들어왔을 경우 만성 C형 간염이 될 확률은 75~80%다. B형간염 만성화 비율이 10% 정도인 데 비해 매우 높다. 만성 C형간염은 20~25년을 거치며 5~25%가 간경화로, 1~4%가 간암으로 발전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국내 간암환자의 15~20%는 C형 간염이 원인이 돼 발병됐을 정도로 간암의 주원인이다.

문제는 C형간염의 경우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증상이 있어도 몸살감기와 비슷해 무심코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보통 건강검진에서도 C형간염은 필수 검진항목이 아니다. 그래서 환자 본인이 감염 사실을 조기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은 스스로 알아서 검진받는 게 중요하다.

C형 간염 백신에 대한 연구는 진행 중이나 아직 제품화되어 있지는 않은 만큼 발생 원인이나 감염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조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1992년 이전에는 대부분 혈액이나 혈액응고 인자의 수혈과 관련돼 C형 간염이 발생했지만 그 후에는 수혈 전에 C형 간염 검사가 되기 때문에 수혈에 의한 전염은 매우 낮다.

정맥주사 약물을 남용하는 경우, 성적인 접촉을 통한 경우, 면도기·칫솔·손톱깎이 등을 환자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 비위생적인 문신이나 피어싱, 침술 등의 시술을 통해 C형 간염이 감염되며 극히 적은 수에서는 감염된 산모를 통해 신생아에게 전염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모유 수유나 식사, 가벼운 키스 등을 포함해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예방이 안 되는 C형 간염이지만 다행히 치료율은 좋은 편이다.

만성 C형 간염 치료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 또는 박멸해 합병증을 예방하고 간경화나 간암으로의 진행을 차단하는 것으로 최근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돼 있다. 현재 표준치료는 페그인터페론(피하주사) 주 1회와 리바비린(먹는 약)의 병용 요법으로 바이러스 유전자 유형에 따라 치료 성공률이 다르지만 80%까지의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

대한간학회의 한 관계자는 “C형 간염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C형 간염 검사는 일반 건강검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본인이 C형 간염에 걸린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가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한 후에야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30~40대 이후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C형 간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 C형 간염 Q&A

▶C형 간염바이러스(HCV)는 A·B형 간염바이러스(HAV·HBV)와 어떻게 다른가

A·B·C형 간염바이러스 모두 간 기능을 떨어뜨리지만 양상은 조금씩 다르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침·분변 등을 통해 전염되며 급성에 그친다. 몸살이나 황달 등 증상을 보이다 한두 달 내 종료된다. 초기에 열을 내리고 수액을 맞는 등의 대증요법을 쓴다. 간암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을 통해 몸에 들어와 간 세포를 변형시킨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조용히 간세포를 변형시킨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35% 정도가 간암으로 이행된다.

C형 간염바이러스는 B형과 양상이 비슷하다. 문제는 예방 백신이 없고, 성인에서는 간암으로 이행되는 비율이 B형에 비해 더 높다는 것. 만성 C형 간염에서 절반이 간경변증으로 이어지고, 이 환자가 30년을 더 산다고 쳤을 때 30~100%가 간암으로 이어진다.


▶간수치로 C형 간염 여부를 알 수 있는가

흔히 말하는 간수치는 간염증수치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걸리면 일시적 염증 반응으로 간수치가 급격히 올라가지만 보통 몇 달 안에 그친다. 몸살이나 황달 등을 앓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좀 피곤하다 말다 하는 증세를 보이다 그냥 넘어간다. 이렇게 급성기가 지나고 만성기로 접어들면 염증이 줄어 간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C형 간염 환자는 가족과 식사도 하면 안 되나

C형 간염은 혈액으로 옮는다. C형 간염 환자가 칫솔·면도기·손톱깎이·날카로운 빗 등을 쓰다 거기에 묻은 혈액이 다른 사람의 점막을 통해 들어갈 때 전염될 수 있다. 불법 침 시술, 주사기 재 사용, 소독되지 않은 내시경 사용 등은 유의해야 한다. 식사로는 옮을 가능성이 극히 적다. 하지만 B형간염과 다르게 부부관계나 모유수유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어떤 사람이 C형 간염 고위험군인가

주사제 마약중독자, 에이즈 환자, 혈우병 환자, 혈액투석 환자, 과거(1992년 이전)에 수혈한 사람, 주사기와 혈액을 다루는 의료계 종사자 등이 고위험군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가 환자의 50% 이상이다. 특히 간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C형 간염검사를 꼭 해봐야 한다. C형간염 검사는 간단한 피검사면 된다. 항체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바이러스 유무를 다시 검사해야 한다. 이미 앓고 지나갔다면 항체는 있어도 바이러스는 없기 때문이다.

▨ 도움말= 김병석<대구가톨릭대학병원 소화기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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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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