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기 몸에 딱 맞는 의자, 입소문 날 수밖에
![]() |
| 강주영 버드시아 대표(가운데)가 제품개발을 지원한 영진전문대학 테크노센터에서 최근 출시된 유아용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진전문대학 제공> |
기저귀나 유아완구, 유아복, 출산관련 제품 등 유아용품 시장은 상대적으로 불황을 타지 않고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2009년 1조2천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2012년에는 1조7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꾸준히 성장을 기록해 왔다.
유아용품은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제품의 가격보다는 품질을 우선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소비자들은 수입품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관세청의 유아용품 소비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유아용품 수입은 2010년 사상 최초로 2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유럽발 금융위기 등 세계경제 불황의 여파 속에서도 지속적인 증가세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수입 유아용품의 홍수 속에 지역 업체가 국내 소비자의 높은 호응을 받는 것은 물론, 수출까지 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시 동구에 위치한 <주>버드시아(대표 강주영)는 특허만 12건을 보유하고 있다.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이 업체는 최근 서울 SETEC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2013 전국소상공인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체코와 우크라이나, 중국 등으로 수출길도 뚫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병원 발로 뛰며 유아 체형조사
영진전문대 지원받아 제작
목받침·식판있는 의자 만들어
화장실 걱정없는 물통식 소변기
손씻기 배우는 수도꼭지도 개발
체코·우크라이나 등 수출길 열어
2005년 문을 연 버드시아는 2010년까지 인테리어 용품을 수입해 판매해 왔다. 그러던 중 2009년 중국에서 수입한 인테리어용 가습기의 성공을 확인한 강 대표는 제품의 아이디어만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과감히 제품 제조 쪽으로 눈을 돌렸다.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며 제조·판매를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던 그에게 유아 생활용품이 수입산 일색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강 대표는 “유아용품은 외국산이 많은 데다 가격도 비싸고 우리 아기들의 체형에도 맞지 않아 엄마들의 불만을 사고 있었다”며 “예를 든다면 미국이나 유럽의 아기는 태어날 때 체형이 국내 아기들보다 작은 편이다. 그래서 외국산 유아 의자는 우리 아기들에겐 작아서 백일만 지나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런저런 이유로 소비자의 불만이 큰 것을 파악하고 관련 제품 개발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 아이템을 발견한 그는 소아과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유아 체형조사를 했고 우리 아기들에게 맞는 유아용의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하지만 제품 개발은 그리 쉽지 않았다. 자체 연구소도 없었고 혼자서 제품을 만들어 봤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진흙으로 성형을 만들 내는 데만 1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맘에 드는 완성품은 쉽게 나오질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대구경북중소기업청을 찾았던 그는 영진전문대학에 제품설계와 시제품 제작 지원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고 2010년 영진전문대 테크노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과정은 순조로웠다. 체형조사를 거처 만든 목업(Mock Up)을 3차원 스캐너로 스캔 후, 3차원 설계(CAD)를 통해 입체적으로 제품을 설계했고 이후 3D 프린터로 시제품을 완성했다. 생산도 전문 제조업체에 의뢰해 2011년 3월 버드시아 자체 브랜드로 처녀작이 시장에 출시된다. 이 의자는 목에 힘이 없는 아기에게 목받침 기능을 가능토록 했으며 앞쪽에는 식판도 올려놓는 등 다용도로 쓸 수 있는 장점 등을 내세워 소비자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강 대표가 자신있게 강조하는 것은 다름 아닌 ‘품질’이다. 그는 “우리는 소비자의 눈높이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품질은 세계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로 까다로울 정도로 엄격한 관리를 통해 생산한다”며 “불량제품 반품이 1천개에 단 한 개일 정도로 품질에서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스크래치 상품을 할인 판매했을 때 일부 소비자가 정상 제품을 보낸 것이 아니냐고 되묻기도 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품질 하나 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에 용기를 얻어 2012년에는 유아들이 디딤대에 올라서서 손씻기를 배울 수 있는 용품개발에 착수했다. 수도꼭지에 꽂아서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유아들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제품인 물레방아 수도꼭지를 지난해 5월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수도꼭지 역시 대박을 터뜨렸고 이후에는 기저귀를 가릴 시기에 어디서나 소변을 볼 수 있는 물통식 소변기를 개발, 지난달 출시했다.
버드시아는 마케팅 과정에서 ‘입소문’을 적극 활용했다. 여기에는 “앉아서 대박나는 회사는 없다”는 강 대표의 철학과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강 대표는 대구 엑스코와 고양 킨텍스 등 전국 시·도에서 열리는 25개 유아용품 박람회에 모두 참여했다. 인터넷 광고 대신 제품을 사용하게 될 아기엄마들에게 직접 홍보하기 위해 발로 뛴 것이다. 엄마들이 부스에서 자신의 아이를 앉혀보거나 재질도 만져 보았고, 수입 제품과 비교 평가해 블로그에 올리는 등 입소문을 내기 시작했고 이에 힘입어 판매는 급성장했다.
버드시아 제품의 개발과 제품출시를 지원한 영진전문대 테크노센터는 최근 3년간 중소기업의 제품설계와 역설계로 980건을, 시제품제작으로 350건을 지원하는 등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는 분야의 기구설계, 역공학설계 및 시제품개발 분야를 특화시켜 가전·IT제품, 생활·산업용품 등의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구·경북은 물론 창원·울산·경기 지역 업체도 찾아오고 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버드시아는 산학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최근 생산공장을 이전할 때 경북 칠곡군 영진전문대학 글로벌캠퍼스 부근에 위치한 연화공단에 자리를 잡았다. 또한 지난달에는 기업연구소를 영진전문대학 산학융합지구(QWL)관에 입주시켰다. 강 대표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함께 고민하고 지원해 준 영진전문대학 테크노센터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이미 금형이 나온 제품도 있어 올해 초에만 3~5개 새로운 모델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산학협력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가 올해 목표인 매출 4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 대표는 자신과 같은 창업자들에게 힘을 주고싶다며 꼭 하고픈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업체 역시 직원들의 월급을 못줄 정도로 어려워 문을 닫아야 할 처지까지 왔었던 적이 있다. 그때 가진 마지막 남은 아이템이 있었는데 주변의 돈을 겨우 긁어 모아 제품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게 됐다”며 “실패없는 성공은 없다는 말이 정말 맞다. 다른 창업자들 역시 이를 꼭 기억하고 창업 성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