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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10] 레페토(Repetto)

2014-03-08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10] 레페토(Repetto)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과 몇 번이고 접을 수 있을 것 같은 매끈하고 부드러운 소재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플랫슈즈의 대명사 ‘레페토(Repetto)’. 발레리나의 우아한 자태를 떠올리게 하는 레페토는 발레 문화와 패션을 접목해 성공적인 론칭을 이뤄내며, 남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레페토는 1947년 프랑스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이 바라보이는 조그만 아틀리에에서 로즈 레페토에 의해 토슈즈로 처음 세상에 나오게 됐다. 그녀는 당시 프랑스 무용계의 전설적인 안무가였던 그의 아들 롤랑프티의 제안을 받고 아들을 비롯한 오페라 가르니에의 무용가들을 위해 발레슈즈를 제작하게 된다. 오페라 가르니에는 소설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곳으로, 레페토의 첫 번째 부티크 역시 이곳 오페라 가르니에 앞 작은 골목에 자리 잡게 됐다.

무용가들을 위한 토슈즈만을 취급하던 레페토는 50년대 말에 영화배우 브리짓 바르도로부터 발레슈즈를 밖에서도 신을 수 있게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로즈 레페토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여 ‘발린’이라는 최초의 플랫슈즈를 제작했고, 편안하면서도 가볍고 우아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의 이 슈즈는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에서 첫선을 보이게 된다. 22세의 브리짓 바르도는 가볍고 착용감이 훌륭한 사랑스러운 빨간색의 이 플랫슈즈를 신고 세기의 우상이 됐고, 이 슈즈 역시 레페토의 신화가 됐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라인은 ‘신데렐라’라는 이름으로 캐주얼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어필하며 여전히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레페토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 아이템인 ‘지지’ 슈즈 역시 남녀를 불문하고 사랑받고 있는 라인이다. 옥스퍼드 스타일의 이 슈즈는 로즈 레페토가 그의 며느리인 지지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디자인으로 이후 프랑스의 인기가수 ‘세르주 갱스부르’가 즐겨 신어서 더욱 유명해졌다. 세르주 갱스부르는 실제로 30년간이나 레페토를 신을 만큼 레페토 슈즈를 애용했다고 한다. 깔끔하고 댄디한 디자인의 지지 슈즈는 6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멋스러운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레페토가 플랫슈즈의 대명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무엇보다도 제품의 우수한 질을 꼽을 수 있다. 레페토만의 독특한 상징인 무용가들을 위한 견고하고도 편안한 슈즈를 만들기 위해 여러 번 뒤집어 박음 처리한 ‘스티치 앤 리턴’ 기법 덕에 맨발로도 신을 수 있을 만큼 편안하고 가벼운 느낌을 준다. 또한 레페토 안창에 사용된 천연 코르크는 습기를 흡수하지 않아 항균성을 높여주며, 부드러운 가죽의 사용으로 뛰어난 착화감을 자랑한다. 무엇보다도 장인들의 기술력과 철저한 검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무용 슈즈에서 트렌디한 플랫슈즈로 레페토를 새로이 거듭나게 만들었다.

67년 레페토는 프랑스 남서부 도르도뉴의 생 메다르 덱시도유에 공장을 설립했고, 현재까지도 레페토의 슈즈는 이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2000년 이후부터는 이세이 미야케, 요지 야마모토 등 여러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 슈즈를 출시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프랑스 남부지방에 슈즈 트레이닝 학교를 설립해 새로운 직원들에게 슈즈를 만드는 노하우를 교육하는 등 더욱 견고하고 새로운 슈즈를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무용이라는 예술을 신발 한 켤레에 담아낸 레페토는 무대를 스트리트로 이끌어낸 진정으로 대중적이고 예술적인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된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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