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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시대의 미래는] <2부> 에코도시 대구를 위해 (4)대구, 옥상녹화하자

2014-05-13

이 옥상이 텃밭 가꾸고 정원 만드니
보고보고 또 봐도 행복한 이 옥상입니다

[ECO 시대의 미래는]  에코도시 대구를 위해 (4)대구, 옥상녹화하자
[ECO 시대의 미래는]  에코도시 대구를 위해 (4)대구, 옥상녹화하자
최학연씨의 옥상이 텅 빈 시멘트 공간(아래 사진)에서 아름다운 정원으로 탈바꿈하면서 가족 간의 정도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최학연씨(75)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옥상에 올라간다. 예전 같으면 한 달에 한 번도 올라가지 않았던 버려둔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대구시가 추진하는 푸른 옥상가꾸기 사업에 참여해 옥상녹화를 한 뒤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바람이 선선해지는 저녁 무렵이면 아내와 아들 내외, 손주까지 옥상에 올라가 저녁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최씨는 “1천만원을 들여 삭막하기 이를 데 없던 100㎡ 규모의 옥상에 잔디와 백철쭉, 자산홍 등이 심긴 정원이 생긴 후 가족 간 대화의 시간이 많아졌다”며 “최근에는 텃밭까지 만들어 각종 채소를 심고 있다. 머지않아 직접 심었던 유기농 농산물을 재료로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라고 기뻐했다.

옥상녹화면적 1㎡ 늘 때마다
냉·난방비 연 1만8168원 절감
아래층 실내온도 0.5℃ 낮아져
도시철도 3호선 주변 건물 70곳
대구시 옥상 가꾸기 사업 추진
에너지사용 감축 저비용 고효과

◆옥상녹화, 1석10조 효과

최씨처럼 시멘트 옥상을 꽃과 잔디가 가득한 그린테라피(Green Therapy)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옥상녹화는 말 그대로 옥상에 잔디나 나무, 꽃을 심는 것이다. 이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먼저 폭염이 극성을 부리는 여름철, 도심에서 발생하는 열섬현상, 즉 건물 밀집지역의 열이 축적되는 현상을 완화시켜준다. 동식물과 곤충이 쉬고, 성장하고, 번식할 수 있는 산-하천-도심을 연결하는 생태축 역할도 한다. 이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 감소, 생태계 복원, 미세기후조절 기능, 소음감소 효과까지 높다.

이것뿐이겠는가. 건축물 콘크리트 노화를 막아주고, 토양층이 지닌 물리적 단열로 인해 냉난방 에너지 비용 절감효과도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옥상녹화 시 연간 6.4~16.6%의 건물 냉·난방비 절약과 연강수량의 55~75%를 저장하고 증발산해, 약 3시간의 유수유출 지연으로 도시 홍수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옥상녹화면적이 1㎡씩 늘 때마다 냉·난방비가 연간 1만8천168원 절감되고, 아래층 실내온도는 옥상녹화를 하지 않은 건물 아래층보다 0.2~ 0.5℃가량 낮고 습도는 2.6~3.1% 정도 높아 쾌적한 실내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돈도 아끼고 환경까지 아름답게 할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고인 셈이다.

옥상녹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구시는 2007년부터 공공부문 22개소(1만10㎡), 민간부문 105개소(1만9천26㎡)에 옥상녹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2002년부터 옥상공원화사업을 추진한 서울시(공공·민간 포함)의 24만3천132㎡나 2005년부터 3만3천647㎡의 옥상녹화를 추진한 경기도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올해 도시철도 3호선 주변 건물 70개소에 5억1천400만원을 투입해 푸른 옥상가꾸기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주변에 위치한 옥상면적 50㎡ 이상인 건물에 대해 240만원에서 최고 3천만원까지 지원하게 된다. 국가적으로 건물의 에너지사용량 감축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는 시점에서 옥상녹화는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낼수 있는 가장 좋은 에너지 감축수단이 될 수 있다.

◆녹화 넘어, 옥상텃밭까지

그렇다면 어떤 옥상에 어떤 식물을 심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해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은 국내 환경에 적합한 수종을 추천하고 있다. 도시농업연구팀에 따르면 유지·관리가 가능한 상태에서는 구절초, 매발톱, 비비추, 벌개미취가 이산화탄소와 대기온도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관리할 시간이 부족할 경우에는 자생초본류 중 해국, 은쑥, 비비추, 무늬사초 그리고 세덤류 중 자생식물에 속하는 섬기린초가 적합하다. 이들은 비교적 건조에 강하면서 증발산량이 많은 식물에 속한다.

단순히 옥상에 초목을 심는 것에서 벗어나 텃밭을 가꾸는 등 도시농업의 터전으로 옥상을 활용하자는 주장도 일고 있다.

조성된 녹지에 채소를 심고 텃밭을 가꿀 경우, 삭막한 도시에서 생산적 여가활동을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노령층에는 일거리를 제공하고, 영유아·청소년들에게는 생태계와 농촌의 간접적 경험이 가능하도록 한다. 특히 대규모 농사가 아니기 때문에 무농약 유기농 농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옥상텃밭이 도시농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대구시를 비롯해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옥상텃밭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동작구는 상자텃밭 200세트를 시민들에게 제공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당시 제공된 상자텃밭을 이용하면 상추와 쑥, 고추, 토마토, 호박, 콩, 오이, 딸기 등 웬만한 농산물을 모두 생산할 수 있었다.

완주군도 지난 10일 마을·옥상·상자텃밭 등을 육성하기 위한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 수렴과 군의회 의결 등을 거쳐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조례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공동주택 옥상 등의 경작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옥상녹화 도입 시 분명한 한계점도 있다.

옥상녹화로 얻을 수 있는 여러 편익비용이 공사비용을 초과해야 한다. 그러나 정원·공원 조성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그 편익을 정량화하기는 쉽지가 않다. 또 토심을 20㎝ 이하로 하는 저관리·경량형 옥상녹화기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믿음이 많이 부족하다.

김수봉 계명대 교수는 “대구시가 옥상녹화와 옥상텃밭을 활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직간접적인 재정지원 유인책이나 일본의 옥상녹화 의무화 및 다양한 인센티브 지원 등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며 “이를 통해 창조경제 실현과 도시화에 따른 여름철 도시홍수예방과 같은 환경문제의 부가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옥상녹화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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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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