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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나눔과 기부도 교육이 필요하다

2014-07-17

기부문화 활성화되려면 어릴 때부터 나눔교육 필요
나눌 줄 아는 아이일수록 바른 인성 형성되고 사회 리더로도 성장

[영남타워] 나눔과 기부도 교육이 필요하다

얼마전 기회가 닿아 한 포럼에 참석했다. 대구시민센터가 주관한 ‘지역 기부문화활성화 포럼’이었다. 발제는 전성실 나눔교육연구회 대표가 맡았다. 전 대표는 이날 나눔과 기부도 어릴 때부터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부는 단순히 개인의 신념과 의지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던 필자로선 뜻밖의 이야기였다.

발제문에 적힌 통계도 의외였다. 2013년 통계청의 국내나눔실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기부총액은 무려 11조8천400억원나 됐다. GDP의 0.9%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포럼에 참석하기 전까지, 국내 기부금액이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또 한 가지 놀란 것은 기부를 한 주체가 법인보다는 개인이 많다는 것이었다. 총액 중 개인이 65.3%를 기부했고, 법인은 34.7%에 그쳤다. 당연히 기부는 돈 많은 법인이 주로 하겠거니 했던 필자의 생각을 뒤집는 통계였다.

발제를 맡은 전 대표는 기부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또 다른 통계는 기부교육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통계에 따르면 ‘향후 기부를 할 의사가 있는 사람’ 중 10대의 비율이 성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제자인 전 대표는 이 통계수치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0대의 기부가 생각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기부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부교육이 전제될 때 국내 기부문화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이날 발제의 요지였다.

해외에서는 나눔과 기부교육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유대인의 기부교육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유대인 가정에는 집집마다 ‘체다카(Tzedakah)’라고 하는 저금통이 있다고 한다. ‘용돈을 모으는 돼지 저금통 같은 것이겠지’라고 추측한다면 오산이다. 유대인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체다카’는 바로 기부습관을 기르는 저금통이다. 이 저금통을 통해 유대인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자선과 기부, 그리고 나눔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운다. 8개월 된 아기도 엄마의 도움을 받아 기부 저금통에 동전을 넣는다고 한다. 1년쯤 되면 아이는, 동전은 입에 넣는 게 아니라 기부통에 넣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저금통이 가득 차면 그 돈을 갖고 싶은 것을 사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기부단체에 보낸다고 한다. 유대인에게 기부는 생활이고 교육의 일부인 셈이다. 미국 내 기부금의 45%가 유대인이 기부한 것임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의 나눔 문화는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이다. 기부금액이 GDP의 0.9%나 되지만, 일시적 행동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기부를 동정 차원에서 하는 적선 따위로 생각하는 인식이 문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만 한다는 생각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내 아이를 똑똑한 영재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품이 바른 아이로 키우는 일이다. 인성이 바른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나눔을 실천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나눌 줄 아는 아이가 똑똑한 영재가 되고 미래의 리더도 될 수 있다. 실제 이를 증명하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미시간주 재단협의회에 따르면 나눔활동에 참여한 아이들 중 77%가 자기가 속한 단체와 지역사회의 지도자로 성장했다고 한다.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기부교육은 더욱 필요해 보인다. 나눔의 가치를 배우는 것은 성숙한 인간으로 완성되는 길이다. 유대인의 기부교육 역시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기 위한 한 방편이다. 이제 기부는 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습관이라는 것을 명심할 때다. 남을 돕고 나눌 줄 아는 습관이 길러질 때 바른 인성도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마련이다.

백승운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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