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개인 콘텐츠…세상 보는 눈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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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학자들은 “저널리즘은 위대한 개별 서비스로 간다”고 예측한다.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너무나 다양한 ‘개인미디어’가 발전된다는 것이다. |
미래의 미디어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결론적으로 ‘테크 캐스트(Tech Cast)’는 미래의 미디어는 개별 서비스로 간다고 보았다.
미래학자인 윌리엄 하랄 조지워싱턴대학 교수는 기술의 현실화를 예측하는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데 그 분석 내용을 테크캐스트글로벌(www.techcastglobal.org)이라는 사이트에 실시간 공개하고 있다. 미래의 미디어가 개별 서비스로 가게 된다는 전망은 최근 이 팀이 내놓은 ‘미디어 트렌드’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에 의하면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TV, 신문 등을 통해 ‘공동관심사’를 보지 않고, 자신이 선호하는 관심사를 선정해 골라보게 된다. 이 때문에 앞으로 지구촌은 공통분모를 찾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어려워져 지구촌 과제 해결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 팀의 우려다.
페북·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서
좋아하는 장르·재미만 추구
‘이기적’ 정보 서비스로 인해
인류의 공동관심사는 묻혀
현재와 같은 신문사, 방송사의 시스템은 소멸의 길을 걷고 각자 개개인이 콘텐츠를 ‘선호 주제와 시간’을 설정하여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본다. 대부분 다시보기를 하며,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대로 보게 된다는 예측이다. 개개인의 취향이 달라지면서 매우 다양한 ‘개인미디어’가 다양하게 발전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소셜미디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트위터를 처음 대면했을 때 사람들은 문법에도 맞지 않는 문장을 축약어나 부호를 남용해 쓰는 젊은이들의 글쓰기에 거부감을 느꼈다.
많은 어른이 젊은이들의 글쓰기를 고쳐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어 등장한 페이스북, 구글 플러스, 카톡 등에 젊은이들은 글쓰기 자체도 거부하고 영상으로 아이디어를 표현했고, 이제는 그림 하나로 생각을 전하는 이모티콘까지 등장했다.
젊은이들의 선택을 어른들이 바로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성립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고, 오히려 어른들이 젊은이의 줄여쓰기나 이모티콘 사용을 따라하게 됐다. 기자들의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왜 등을 갖춘 정형화된 글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슬링’이라는 라이브 스트림 등이 나와서 TV프로그램이 소멸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트위터에 문법을 따지지 않고 글을 올리는 것처럼 이제 젊은이들은 정형화되고 맞춰지고 편집된 영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형화된 아나운서나 기자들의 말 또한 그렇다. 아무렇게나 말하고 편집되지 않은 실제의 상황을 보기를 더 좋아한다. 그러므로 기존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인기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일상생활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하는 사람들은 예쁘게 단장한 프로그램에 되레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누구나 기사나 방송용 콘텐츠를 올릴 수 있게 되고, TV 앞에 모여서 보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로 언제든 콘텐츠를 보게 되면,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콘텐츠를 올리는 미디어 플랫폼이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자신이 올리는 콘텐츠를 누가 보는지 알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콘텐츠를 팔고 싶어 한다.
페이스북은 현재 13억 회원의 사진, 메시지, 동영상, 기사를 스트림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 온갖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의 관심에 호소하며 선택을 기다린다. 특히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층은 점점더 페이스북을 많이 사용하며, 뉴스와 정보를 얻는 데 소셜미디어와 검색엔진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강력한 힘을 가진 소셜미디어는 신문사, 방송사의 공동뉴스가 아닌 ‘개인 뉴스’를 선호한다.
이 때문에 미래에는 미디어의 분열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디어 시장에서 출판사, 방송사, 신문사 등의 무한 경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미디어의 글로벌 시장도 앞으로 개별 서비스를 하게 된다.
음악도 이제는 앨범이 아닌 개별 곡을 개인이 내려받게 한다. 이렇게 모든 소셜미디어가 자신들이 선호하는 분야나 재미만 추구하면 인류의 공동의 이익에는 관심을 최소화하게 된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봐야 하는 지구촌의 과제들이 있다.
개인의 재미만 추구하는 이기적 정보 서비스는 인간의 차이점과 차별을 강화시킨다. 그래서 인간은 점점 더 고립된 지역이나 관심사에 매몰되고 지역사회를 갈라놓는다.
그 결과 지구촌 전체에게 퍼져 좋은 힘을 실어줘야 할 이슈는 매몰되고 전 세계는 갖가지 이슈로 충돌하는 것을 목격하게 될 수 있다.
한국 정치권의 대립과 충돌은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개개인의 소식만 강조하면 융합할 수 없고 함께할 수 없는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술혁신이 지역사회의 상호이해를 촉진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술혁신이 지구촌의 협업 솔루션을 위한 기회를 제공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yrlee@yeongnam.com
▨자료제공=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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