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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신작 대결] 7번째 아들·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2015-02-13

7번째 아들
혼자 살아남은 퇴마사, 제자와 대마녀 멀킨에 맞서다

20150213

어둠의 세력에 맞서 인간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건 7번째 아들의 7번째 아들만이 할 수 있다. ‘7번째 아들’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조앤 K. 롤링,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J.R.R. 톨킨과 더불어 영국의 판타지 3대 작가로 칭송되는 조셉 딜레이니의 ‘워드스톤 크로니클’ 시리즈를 원작으로 했다. 원작의 13권에 해당하는 ‘7번째 아들’은 전세계 30여개국에 출간, 3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그레고리(제프 브리지스)는 초자연적인 힘으로 온갖 악령을 물리치는 퇴마사다. 악의 세력과의 기나긴 전쟁 끝에 동료를 모두 잃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그는 곳곳에 살아 숨 쉬는 악의 존재를 없애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에 그가 지하세계에 가두었던 대마녀 멀킨(줄리안 무어)이 다시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00년에 한 번 붉은 달이 뜨고 어둠의 힘이 강해진 틈을 이용해 그녀가 탈출에 성공한 것. 멀킨은 자신을 비롯한 악의 군단을 해치려 했던 인간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해 어둠의 세력을 하나둘 불러모은다. 이에 맞서기 위해 그레고리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희망인 톰(벰 반스)을 찾아가 자신의 제자로 삼는다.


英 판타지 3대 작가 조셉 딜레이니 소설
워드스톤 크로니클 시리즈가 원작
러시아 감독 연출·할리우드가 제작 눈길


‘7번째 아들’은 전형적인 판타지 장르의 공식에 충실하다. 초자연적인 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 늙은 퇴마사, 그리고 마녀와 괴물 등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관객에게 익숙한 이야기 설정에 더해 흥미를 자극하는 판타지 요소로 가득하다. 주목할 건 원작자인 조셉 딜레이니가 실제 겪었던 일을 토대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제작자 배질 이와닉은 “‘7번째 아들’의 원작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마법의 신화를 벗겨내기 때문”이라며 “괴물과 싸우는 것은 판타지적인 것이 아니라 과학의 산물로 만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또 있다. 영국 판타지 소설을 러시아 감독 세르게이 보드로프가 연출하고 할리우드가 제작을 담당했다는 이색적인 조합에서 파생되는 시너지 효과다. 원작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되 한층 신나고 경쾌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세르게이 보드로프 감독은 이를 토대로 판타지와 호러를 절묘하게 섞은, 누구나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또 다른 영웅 신화를 완성해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톰은 늘 자신을 괴롭히던 환상과 꿈을 통해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운명을 깨닫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톰의 심리묘사에 주목한다. 이 과정에서 멀킨이 보낸 첩자 마녀 앨리스(알리시아 비칸데르)와의 운명적인 사랑이 펼쳐진다. 선과 악의 경계에 서 있는 앨리스는 집시인 아버지와 마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녀로, 멀킨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인물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스토리가 구축된 만큼 이제 남은 건 판타지 블록버스터에 걸맞은 볼거리다. 이를 위해 ‘어벤져스’ ‘엑스맨’ 등에 참여했던 스태프가 대거 참여했다. 덕분에 영화에서 보여지는 광활한 자연과 초대형 전투신과 멀킨이 이끄는 악의 군단은 블록버스터다운 스케일을 뽐내며 완성도 높게 형상화됐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옷을 입은 제프 브리지스와 줄리안 무어의 불꽃 튀는 맞대결이다. 한 쪽이 무너질 때까지 끊임없이 대결을 펼쳐야만 하는 운명적인 관계로 만난 두 사람은 남다른 카리스마로 이야기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 사실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장르:판타지 등급:12세 관람가)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별볼일 없는 루저 에그시, 젠틀맨 스파이로 변신하다

20150213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는 스파이 영화의 세대교체를 예고한다. “요즘 스파이 액션이 너무 지루해졌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한 매튜 본 감독과 그래픽 노블 작가 마크 밀러의 의기투합이 그 출발점이다. ‘007’ ‘본’ ‘미션임파서블’ 시리즈 등과 분명한 선을 긋는 대신, 과거 스파이 영화들을 소환해 이를 새롭게 재해석하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변주하는 과정을 거쳤다.

주인공 에그시(태런 애거튼)는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어머니가 폭력적인 동네 건달 조직의 우두머리와 사귀는 통에 머리 좋고 유연한 신체를 지닌 그는 학교 중퇴와 동네 패싸움을 일삼는 별 볼 일 없는 루저로 살아왔다. 어느 날, 곤경에 빠져 구치소에 수감된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을 생각으로 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겨준 메달에 적혀 있던 번호로 통화를 시도한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풀려난 에그시. 동시에 전설적 베테랑 요원 해리 하트(콜린 퍼스)가 나타난다. 해리는 에그시의 아버지가 동료들을 살리기 위해 의로운 죽음을 택한 국제 비밀정보기구 킹스맨의 촉망받는 요원이었다며 그에게도 입단 테스트를 제안한다.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에그시는 또 다른 후보들과 함께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테스트에 도전한다.


독특하고 개성넘치는 스타일 구축
‘뻔한 재미’ 할리우드 스파이물에
영국 출신 매튜 본 감독 도발


‘킹스맨’은 할리우드 스파이물에 대한 매튜 본 감독의 귀엽고 발칙한 도발이다. 영국 태생인 그는 과거의 영광으로만 남아있는 영국 스파이 영화의 부활을 조심스럽게 꾀한다. 기존 스파이 영화들의 장르와 공식에서 벗어나 ‘킹스맨’만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구축했고, 배우들의 대사는 물론 액션과 유머, 반전과 클라이맥스에 이르기까지 “스파이물은 뻔한 재미로 본다”는 일반적인 생각에 강하고 매서운 한 방을 날린다.

그 기저에 스파이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장르의 매너리즘을 완벽하게 전복시키고자 하는 매튜 본 감독의 의지와 자신감이 깊이 담겨 있다. 그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킥 애스: 영웅의 탄생’ 등을 통해 남다른 색깔의 연출력을 인상 깊게 보여준 바 있다. ‘킹스맨’ 역시 그의 흥미롭고 독특한 세계관의 연장선상에 있다.

누구보다 이 영화에서 주목되는 건 남다른 정의감과 의리, 약자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최고의 요원으로 발탁된 에그시다. 스냅백을 쓴 길거리 소년에서 젠틀맨 스파이로 변신해가는 과정에서 매튜 본 감독은 그의 인장이라 할 수 있는 10대 소년들의 성장담을 스파이 장르의 형식을 빌려 인상적으로 포개 놓는다.

에그시가 상대할 적은 가공할 능력을 지닌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이다. 환경 오염으로 인한 지구 멸망을 걱정하던 발렌타인은 지구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인류를 몰살시키려는 위험천만한 일을 계획한다. “지구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처럼 살아가는 인류를 제거해야만이 지구가 살아남는다”는 궤변을 늘어 놓지만, 그의 말에 대다수 기득권층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창작력을 인정받은 매튜 본 감독과 마크 밀러의 의기투합이 이뤄낸 혁신적이고도 기발한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상투적인 기존 액션시퀀스에 저항하는 듯한 참신한 액션 또한 별미다. 발렌타인의 오른팔로 등장해 칼날이 장착된 양 다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소피아 부텔라의 기예에 가까운 액션이 그렇고, ‘올드보이’의 장도리신에서 착안한 콜린 퍼스의 후반부 1대 다수 액션에선 통쾌함이 느껴진다.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화끈한 스파이 영화의 신선한 등장이다.(장르:액션 등급:청소년 관람불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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