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계단 반경 500m 내
3∼4층 임차 창작활동
동광·중앙동 부활 공신
40계단 일대에 조성된 예술창작공간 ‘또따또가’의 수공예품 제작·판매 공간인 ‘은여우’. |
행정·문화의 중심지였던 동광동·중앙동에는 1990년대 이후 찬바람이 몰아쳤다. 행정기관 이전, 해운대 신도시 형성, 대학가 위주로 문화공간이 이동한 탓이다. 이에 문화예술인을 중심으로 이 일대의 역사성과 문화·예술 중심이었던 이곳을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때마침 2009년 부산시는 도심형 문화촌 사업지로 이곳을 선정했다.
이 사업의 독특한 점은 건물을 매입하는 형태가 아닌 임대형을 택했다는 것이다. 예산도 3억원밖에 들지 않았다. 또따또가는 주로 3~4층의 사무실을 임차해 크게 드러나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김희진 또따또가 대표는 “작가들이 임차한 창작공간이 눈에 띄었더라면 임대료의 급격한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지만, 사업을 시행한지 6년째인데도 임대료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했다.
또따또가는 예술가들의 공간을 조성하는 것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지역 사회와도 어우러질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또따또가라는 말 자체도 관용·배려·다양성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프랑스어 똘레랑스(tolerance)의 ‘또’, ‘따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만 ‘또 같이’모여 문화를 공유한다는 의미로 ‘따또’, 거리 ‘가(街)’를 합친 말이다. 이때문에 작가의 임대공간도 한 곳에 몰려 있는 것이 아니라 40계단 반경 500m 내 중앙동·동광동 곳곳에 흩어져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만들어낸 또따또가 역시 과제가 적지 않다. 재개발 등 주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임대료 상승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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