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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종사 입구 표지석(왼쪽)과 남종사 실상암 앞의 차나무. |
일본의 차 문화를 이야기하거나 답사 여행을 할 때,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 바로 난슈지(南宗寺: 大阪府堺市堺區南旅籠町東3-1-2)다. 일본에서는 ‘난슈지를 알지 못하고서는 다도를 논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차의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곳이다. 난슈지를 가려면, 간사이공항에서 내려 남해본선(南海本線)을 타고 오사카 시내로 들어가다 하마데라 코엔에서 하차하여 하마데라에키마에에서 한가이선(阪堺線)으로 갈아타고 고료마에역(御陵前驛)에서 하차, 안내도를 따라 주위의 풍경을 즐겨가면서 걸어가면 도보로 5분 정도 걸린다.
난슈지는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이었던 미요시 나가요시(三好長慶)가 부친의 공덕을 추모하기 위해 코지 3년(1557)에 다이린 소토(大林宗套)를 개산조(開山祖)로 해서 건립하였다. 또한 난슈지는 임제종 대덕사파에 소속된 사찰로, 창건 당시는 거대한 절을 축조하고 당대의 유명한 선승들이 머물면서 자유무역 도시로 번창한 사가이의 대중문화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일본의 불교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사가이는 매우 중요하다. 교토도, 나라도, 가마쿠라도 아닌 사가이에서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불교문화를 형성하였다. 사가이 사람들은 스스로의 생활이나 삶의 방법 자체가 불교와 통한다고 생각하고, 차(茶)나 노가쿠(가면을 쓰고 하는 악극), 노래 등을 통해서 불교를 표현하려고 했다. 난슈지가 건립될 당시는 지역의 상인이나 스님들도 문화적인 수준이 매우 높았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 것이 다도(茶道)이다. 난슈지는 다도가 대성한 다케노 조(武野紹鷗)나 센 리큐(千利休), 쓰다 소규(津田宗及) 등의 정신문화가 남아 있는 사찰이다.
센 리큐의 스승인 다케노 조는 다이린 소토에게서 참선을 배우고 ‘다선일미(茶禪一味)’라는 말을 전해 받고 와비(わび)차에 더욱더 매진하였다. 그리고 센 리큐도 소령(笑嶺) 화상에게서 참선을 배우고 선(禪)에 개안(開眼)했다. 속세를 떠나 선의 수행에 들어간 것 같은 다도의 생활이나, 지식이 아니라 몸으로 체득해 나가는 다도의 방법을 확립하여 다인으로서의 소양이 깊어졌다.
난슈지에는 지금도 옛날 선종사찰의 모습이 남아 있으며, 주위가 흙벽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경내에 잠시 멈춰서면 결계(結界)를 초월한 깨달음의 세계를 밟아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경내에는 센 리큐만의 다실인 실상암(實相庵)이 복원되고 있고, 센 리큐 일족의 공양탑과 스승인 다케노 조의 공양탑이 전해오고 있다. 경내에서 걸어서 2분 정도 거리에 난슈지의 산내 암자였던 슈운암(集雲庵)지가 있다. 센 리큐는 슈운암에서 일본 다도의 성전이라 하는 ‘남방록’의 대부분을 저술하였다. 또한 난슈지 밖으로 나가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센 리큐의 탄생지가 잘 보존되어 있다.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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