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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 격전지 현장을 가다] 달성군

2016-04-09

‘친근 스킨십’ 할머니 함박웃음…‘달성의 아들’ 이미지 굳히기

[대구 격전지 현장을 가다] 달성군
[대구 격전지 현장을 가다] 달성군
대구 달성에 출마한 추경호 새누리당 후보가 7일 달성군 구지면 창3리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새누리 추경호 후보

“힘있는 1번, 일자리 만들께예”
지역 발전 군민 열망에 호소
朴心 마케팅도 최대한 활용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의 민심은 흔들리고 있었다. 새누리당의 이른바 ‘막장 공천’에 의한 역풍을 맞은 탓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에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는 여론이 우세한 듯했다. 새누리당에 대한 애정도 있지만, 지역 발전에 대한 열망이 더 크기 때문이다. 여기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지역민의 깊은 애정도 한몫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역임한 새누리당 추경호 후보(55)는 이른바 ‘박심(朴心)’으로 민심을 파고들었다.

지난 7일 오전 6시 달성군 화원읍 한 빌딩 5층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추경호 후보를 만났다. 추 후보의 사무소는 1998년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선거 때 사용한 곳이다. 박 대통령은 이 사무소에서 달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후 2000년 재선, 2004년 3선, 2008년 4선 국회의원으로 승승장구하다 대통령 당선까지 이뤄냈다. 이어 이종진 현 국회의원이 19대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최고의 선거 명당으로 불린다.

택시기사 최모씨(63)는 “사람들이 그냥 추경호라고 하면 잘 몰라도 박근혜 대통령 선거사무소를 쓰는 후보라고 하면 다 알더라”며 “달성군민 중에 박 대통령 손 한 번 안 잡아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박심을 등에 업은 추 후보는 이날 오전 7시부터 구지면·유가면·현풍면의 경로당 30여곳과 화원읍 명곡리 내 상가 70여곳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대구 전체 면적의 절반에 육박하는 달성군의 넓은 면적(426.67㎢) 때문에 화장실 갈 새도 없는 그야말로 ‘광폭행보’였다.

추 후보와 함께 돌아본 달성군에는 논밭의 농촌 모습이 많았다. 하지만 테크노폴리스, 구지산단 조성사업에다 도로와 대규모 아파트 건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마치 산업화시대의 대한민국을 보는 듯했다. 특히 달성군 내 관공서마다 걸린 ‘대구의 뿌리 달성 꽃피다’라는 현수막은 지역 발전을 향한 군민의 열망을 웅변했다.

추 후보는 이 점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어르신, 힘있는 새누리당 후보 뽑아 주이소. 그래야 산단같은 큰 사업 추진할 수 있습니데이. 제가 반드시 대기업을 지역으로 유치해서 어르신들 손자, 손녀 일자리 만들어 드릴께예”, 이에 어르신들은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1번이다. 그래도 열심히 해야 된데이”라며 화답했다.

추 후보의 스킨십도 어르신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데 한몫했다. “할매, 이카면 패가 딱 맞네.” 화투장을 들고 패를 맞추기 위해 고심하던 한 어르신에게 추 후보가 자신의 명함을 화투판 위에 놓으며 무릎을 꿇고 웃었다. 어린 손자가 할머니에게 다가가듯 고개를 양 옆으로 갸웃거리며 두 손을 부여 잡았다. 할머니도 웃음을 터뜨렸다. 추 후보는 “어르신들은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어르신들의 속내는 마냥 같지는 않았다. 현풍면 중2리 경로당 노인회장 우복순씨(여·72)는 “무소속 구성재 후보가 팔순이 넘은 어머니 추시경 여사를 데리고 아버지(구자춘) 얘기를 하면 노인들이 정말 좋아해. 사실 여론이 좀 갈려”라고 귀띔했다.

또 완전히 도시화된 화원읍 명곡리에서는 집권여당을 향한 쓴소리도 들려왔다. 이곳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46)는 “새누리당이 오만한 구석이 있다. 찍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론에 대해 추 후보는 “새누리당이 잘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지역을 위한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고 실현해 민심을 되찾겠다”며 “당선된다면 대기업 유치, 대구취수원 낙동강 상류 이전을 반드시 실현해 경제전문가이자 행정가로서의 역량을 증명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대구 격전지 현장을 가다] 달성군
대구 달성의 구성재 무소속 후보가 7일 달성군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무소속 구성재 후보

복지관·경로당 가는 곳마다
“너거 아버지 친구많다” 격려
명함 3천장 내밀며 지지 호소


“여기도 잠깐만 들어왔다 가그래이~.”

지난 7일 오전 11시25분쯤 대구시 달성군노인복지관 1층. 70대로 보이는 한 어르신이 무소속 구성재 후보(55)의 손을 잡고는 어딘가로 이끌었다. 구 후보는 어르신들이 모여있는 서예실로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33㎡(10평) 남짓한 공간에는 묵향이 가득 퍼져 있었다.

순간 조용하던 내부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30여명의 어르신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며 구 후보를 반겼다. “제발 좀 거기 가거들랑 안 싸우고 잘하자 케레이~”라며 한 어르신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다른 누군가는 “와카노, 싸움 구경이 월매나 좋은데~”라고 반박했다. 이에 어르신들이 일제히 웃으며 박수를 쳤다. “성재야, 니는 아무 걱정말그라 여기 너거 아버지 친구들 많다. 열심히 하그레이”라는 격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구 후보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 가운데서도 핵심인 ‘대구 달성’에 출사표를 던진 구 후보는 ‘달성의 아들’ 이미지를 심는 데 열중한 듯했다. 이 전략은 어르신들의 지지를 업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이날 오전, 평소 400~500명의 어르신이 찾는 달성군노인복지관에서 머문 30여분의 시간 동안 구 후보는 ‘믿음직한 아들’의 인상을 풍겼다. 구 후보가 내민 손을 거부하는 어르신은 없었다.

구 후보 측의 이번 선거운동의 핵심은 ‘바닥 민심을 다지는 것’이다. 이날 구 후보는 오전 6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현풍면에 위치한 한 네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는 것으로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농협 경제사업장 앞으로 자리를 옮겨 나들이를 떠나는 관광버스 8대에 일일이 올라 큰 목소리로 자신을 알렸다. 전남 진도로 떠나는 200여명의 중년층 대부분은 그를 아는 듯했다.

사실 구 후보가 바닥 민심을 다지기 위해 열을 올리고는 있지만, 그는 이미 지역민에게 잘 알려져 있다. 구 후보의 선친 구자춘 전 장관이 13대와 14대에 걸쳐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후광이 최대 강점이다. 여기에 지난 7년간 구 후보가 19대 총선 등에 출마하며 바닥 민심을 미리 확보한 것도 무기다.

이는 몇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통해 증명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내내 비가 내렸음에도, 구 후보를 본 몇몇 지역민이 차량의 창문을 열고는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한 어르신은 돌아가신 부친의 선거운동을 도왔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선친의 보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이랄까.

그럼에도 구 후보의 가장 큰 약점은 새누리당 간판을 달고 나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노인층의 지지를 받는 데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곳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어르신들이 비(非)새누리당 후보를 뽑는 데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구성재 후보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반가워하다가도, 한편으로는 공천받지 못해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고는 (새누리당으로의) 복당 의사를 묻는다”며 “당선된 후 지역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씀드리면, 걱정이 없다고 화답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의 절반 가까운 면적을 차지할 정도로 넓은 곳을 돌아다니기 위해 ‘게릴라식 유세 전략’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를 위해 이동에 따른 인원도 대폭 줄였다. 구 후보는 차량 한 대에 기사 1명과 선거운동원 2명만을 대동하고 분 단위로 옮겨 다녔다. 이날 오후에만 20곳에 가까운 아파트 경로당과 경로회관을 다녔을 정도다.

하루에 적게는 1천500장에서 많게는 3천장의 명함을 뿌린다는 구성재 후보. 그의 ‘달성 아들론’이 먹혀들었는지 확인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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