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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성공할 수 있겠냐”던 시골마을 코미디공연…7년째 예매율 1∼2위

2017-08-26

코미디공연 요람 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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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SBS웃찾사 공연팀의 웃캉스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한국코미디타운 제공)

전유성의 코미디철가방극장(이하 철가방극장)은 2011년 5월20일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 성곡댐 인근에 개관했다. ‘코미디도 중국집처럼 배달한다’는 남다른 발상을 꺼내든 전씨만의 독창적인 콘셉트였다. 시골마을에 코미디 전용극장을 만든다는 발상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것은 건물의 외형이다. 중국집 철가방 모양을 한 이 건물은 자장면과 짬뽕이 금세 쏟아질 듯한 기묘한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은 철가방극장은 “설마 성공할 수 있겠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박을 쳤다. 65석에 불과한 소규모 공연장은 인터넷 예매사이트 티켓링크에서 7년째 예매율 1~2위를 달리고 있다.

25일 철가방극장 측에 따르면 개관 첫해 617회 공연 관람객 2만3천833명을 기록한 이후 2012년 825회 3만3천928명, 2013년 813회 3만4천40명, 2014년 581회 2만5천86명, 2015년 563회 2만7천772명, 2016년 451회 2만1천264명이라는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도 6월 기준 193회 8천572명이 찾는 등 무려 4천43회 공연에 17만4천495명이 배꼽을 잡았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탓에 예약을 하지 않고 공연장을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린 방문객 수까지 합산하면 연간 4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철가방극장 측의 설명이다.

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없지만 관람객들이 청도지역을 방문해 지역에서 쓰고 간 돈이 상당할 것이라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청도의 도시 브랜드를 높인 효과도 엄청나다. 공연전문가들도 “청도군이 투자한 비용보다 몇 배의 홍보효과와 실익을 얻고 있다. 비용 대비 고효율적인 투자인 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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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전유성의 철가방극장
매년 관람객 2만명 이상 찾아


◆최초 코미디체험관 한국코미디타운

대구에서 팔조령 넘어 청도지역으로 들어서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건물이 나온다. 큰 주둥이(입) 모양을 본떠 허연 이빨을 드러낸 듯 형상화한 건물 모습 때문이다. 청도군이 코미디1번지를 표방하며 건립한 한국코미디타운(이하 코미디타운)이다. 건물외형 중 눈길을 끄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입구에 전통색상인 오방색으로 곱게 꾸민 물구나무선 6~7m 크기의 삐에로같이 생긴 동상인 ‘꼭두’다.

인간과 초월적 세상을 연결해주는 우리 조상의 생각이 깃든 전통인형으로 코미디타운의 상징물(마스코트)이다. 꼭두가 물구나무를 서고 있는 것은 바로보면 안보이던 재밌는 세상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지팡이를 짚고 벤치에 앉은 코미디언 구봉서 선생 동상도 놓여 있다. 후배 코미디언 178명이 재능기부로 돈을 모아 만든 것으로, 구봉서 선생처럼 세상을 진정성있게 유쾌하게 보고자 하는 후배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청도군이 사업비 180억원을 들여 9천600여㎡ 부지에 170석 규모로 조성한 코미디타운은 올 5월 개관했다. 우리나라 코미디 100년 역사와 발전상을 한눈에 보고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코미디 전시·체험관인 이곳에는 코미디공연장과 코미디전시체험관이 갖춰져 있다. 청도에서 청도군민으로 살고 있는 개그맨 전유성씨의 ‘청도에 코미디박물관을 짓자’란 제안에서 출발해 청도군과 당시 청도를 지역구로 뒀던 최경환 국회의원 등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코미디타운은 현재 KBS 개그콘서트팀과 SBS 웃찾사 개그팀을 초청해 관객에게 개그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개그콘서트팀은 주말마다 ‘2017 유머1번지’를 공연한다. 개그맨 송영길·정승환·김수영·김장군·곽범·임재범·정진영·김가은·김현기 등이 출연해 ‘변방의 북소리’ ‘괜찮아유~’ ‘쓰리랑연인’ 등 옛 유머1번지 대표작을 리메이크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한다. 코너 사이사이에는 요즘 개콘방송에서 뜨고 있는 ‘내일은 챔피언’ 등 8개 프로그램을 선보여 관객몰이에도 성공했다. 또 목·금요일 SBS 웃찾사 개그팀의 ‘웃캉스(웃음바캉스)’ 공연도 바캉스 시즌을 맞아 인기다. SBS 공채 출신인 김정환·김종원·김지영·양종인·한으뜸·장다운 등이 ‘해줘라’ ‘흔한 남매’ ‘우리형’ ‘쫑구는 에이스’ 등 6개 코너를 통해 공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있다.

9월부터는 공연프로그램을 개편해 웃찾사 개그팀이 개콘팀을 대신해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3일동안 ‘웃음 풍년 웃찾사’란 주제로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3층에 마련된 코믹체험전시관은 오감으로 웃고 즐기는 코믹체험관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코미디 역사를 시대별 흐름에 따라 5개 공간으로 구성해 관람객이 직접 원맨쇼를 하고 몸그개를 하는 등 코미디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놓았다. 코미디시네마, 추억의 코믹앨범, 원맨쇼일인자, 땡땡 CF제작소, 코미디시네마, 한국코미디의 발자취 등 색다른 체험거리가 즐비하다.

유머1번지 등을 연출한 KBS PD 출신 김웅래 한국코미디타운 촌장은 “코미디타운이 청도지역을 우리나라 코미디 1번지, 코미디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30여 년 방송경력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생각”이라며 “찰리 채플린은 ‘결국에는 인생은 모두다 개그(코미디)’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많은 분들이 청도에 와서 코미디 공연을 통해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음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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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개관 한국코미디타운
개콘·웃찾사팀 초청 공연 선봬


◆세계 재밌는 코미디 청도에서 본다

청도에서 2015년부터 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이하 코아페)가 열리고 있다. 청도군이 청도를 코미디 메카로 도약시키기 위해서 마련한 코미디축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코아페는 10월12일부터 15일까지 청도야외공연장 일원에서 열린다.

코아페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코미디를 공연하는 해외팀을 초청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호주·캐나다 등 해외 7~8개국 코미디공연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해외 초청작 중 호주의 ‘페니그린홀’ 공연은 여자 혼자 관객 한 명을 불러내 웃기는 독특한 코미디공연으로 국내 초연작이다.

국내에선 우리나라 코미디프로그램 중 현존 최장수 개그프로그램인 KBS 개그콘서트팀의 ‘개콘’ 공연과 코미디시장 동문들이 출연하는 ‘코미디동문회 & 레전드 갈라쇼’ 등이 선보인다. 또 그랜드 코믹매직쇼·뮤지컬 루나틱 등도 공연된다.

12일 전야제에서 선보일 청도군민이 만든 ‘별빛군청 소나타’는 청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전유성씨의 기발한 공연이다. 13일에는 개그계 최고 명콤비 컬투가 오프닝 사회를 맡고, 변검의 달인 구본진이 국내 최고의 변검쇼를 선사한다. 15일 폐막식은 가수 양희은이 주옥 같은 멜로디로 마무리한다.

코아페 추진위원장인 전유성씨는 “올해 오프닝에서 첫 축포를 쏜다. 아마 지금까지 보지못한 기상천외한 축포가 될 것”이라며 “또 청도에서 발레를 하는 초등생들이 쓴 글씨를 조합해 코아페 로고를 처음 만들었다. 작고 소소한 것이지만 이런 것이 의미있고 재미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마지막으로 “올해 코아페는 기대해도 좋다”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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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페, 10월12일부터 3일간
일본 등 7∼8개국 해외팀 참가


◆신봉선 등 인기 개그맨 배출 요람

그러나 아쉬움도 없지 않다. 지방의 한계로 인해 개그지망생을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철가방 공연은 전씨가 운영하는 ‘코미디시장’의 개그지망생과 단원들이 맡고 있는데 현재 단원 2명과 교육생 6명 등 8명뿐이다. 개그지망생들이 생활여건 등이 열악한 청도에 있는 코미디시장에 지원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철가방 공연은 8명이 1인 다역을 소화하면서 가까스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공연 수도 줄여 주말공연은 기존대로 오전 11시·오후 2시·오후 4시 등 3차례 진행되지만, 하루 한 차례 열리던 평일 공연은 없앤 채 단체예약 공연만 받고 있다.

전씨는 2001년 서울에서 코미디사관학교인 코미디시장을 만들어 개그지망생을 무료로 교육시켜 개그계에 진출시키고 있다. 김대범·신봉선·안태휘·안상태·황현휘 등이 대표적인 코미디시장 출신들이다. 2010년부터 청도에서도 개그지망생을 오디션 없이 선착순으로 모집해 교육하고 있다. 청도에서 교육받고 KBS·SBS·tvN 등 공채를 통해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은 양배차·장윤석 등 10여명이다.

평균 30~40명이던 지망생 수가 해마다 급격히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준오 코미디시장 실장은 “철가방극장의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20여명의 연기자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8명이 전부다. 열악한 생활환경에 개그맨 지망생 수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공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청도=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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