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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영남대 교수 인터뷰 “이토 히로부미가 반일감정 잠재우려 순종 내세운 것”

2017-08-31
20170831

“순종 어가길을 백지화해야 대구의 명예가 회복됩니다.”

30일 이명균(김천) 독립지사 후손 이동순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67·사진)는 화가 난 어조로 중구청을 비판했다. 그는 “순종 어가길 조성사업은 이등방문(이토 히로부미)이 순종을 내세워 순행(巡幸)이란 이름으로 반일감정을 잠재우려 한 행각을 미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수치스러운 왕의 행적이 마치 백성을 위한 행차로 보여지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이 교수는 순종 어가길사업은 다크투어리즘이라고 하는 궁색한 명분에다 빈약한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진 졸속사업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순종은 자율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운신의 자유가 통감부에 묶여 있어 무능력한 처지였다”면서 “이름만 왕이었던 이등방문의 허수아비 동상을 세울 필요가 없다. 세종대왕말고는 역대 왕의 동상을 건립한 적도 없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혀를 찼다. 이어 이 교수는 중구청의 역사 고증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구청이 달성토성의 신사는 순종 순행 이후 조성됐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가와이 야쓰요라는 일본인이 지은 책을 보면 러일전쟁(1904∼1905년) 직후 대구에서 승리를 기념한 행사를 열었고, 그 여세를 몰아 달성토성에 신사를 지었다고 적혀 있다”며 “순종 순행은 1909년에 이뤄졌기 때문에 순종의 달성공원 방문 목적은 일본 신사 참배였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순종 어가길 조성사업을 미리 막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공청회를 열거나 다양한 역사학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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