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71019.010330818550001

영남일보TV

[기고] 교육수도 대구의 허상과 이상

2017-10-19
[기고] 교육수도 대구의 허상과 이상
김대식 <사>점프 대구지부 대표

동대구역에서 내려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의 큰 전광판에서 ‘교육수도 대구’ 홍보영상을 볼 수 있다. 버스광고에서도 ‘교육수도 대구’ 로고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공감보다는 낯설다. 기회가 될 때마다 왜 대구가 교육수도인지를 묻지만 한 사람도 명확한 이유를 설명해주지 못했다. 대다수는 서울 유명 대학에 많이 가서, 수능성적이 좋아서, 옛날부터 교육으로 유명해서 등 막연한 대답만 했다. 지역에 사는 사람조차도 공감하거나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5년 신문기사에서 교육수도 선포배경을 찾을 수 있다. 2012~2015년 전국시도교육청 평가와 교육연수원 평가에서 각각 1위를 했고, 부패방지 평가에서 1위를 했으며, 학교폭력 실태조사 피해응답률도 전국에서 가장 낮았단다. 또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최상위권이고,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종합 1위도 몇 차례 한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실제 최근 교육 관련 통계를 찾아 다른 시·도와 비교해 봐도 대구의 교육지표가 다른 시·도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고등교육기관과 평생교육기관 등 학교가 많고, 교사 1인당 학생 수도 높지 않다. 또한 진학률과 취업률도 높다. 하지만 교육수도 대구라는 주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이는 위에 언급한 근거와 숫자가 대구의 학생과 그 학생들의 삶의 질(Well Being)이 아닌 대구시교육청의 능력과 성적·성취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이 일 잘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교육의 주체인 학생의 성적이 좋고 해당 지역의 교육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성적이 높은 것만이 교육의 전부이지도 않다.

통계는 현상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도구이면서 동시에 현상을 왜곡할 때 활용되는 도구이기도 하다. 숫자와 평가의 순위만이 아닌 학생들의 삶까지 높게 평가돼야 ‘교육수도’나 ‘교육도시’라는 슬로건을 사용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대구의 교육과 관련해 흥미로운 통계자료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자료에 따르면 ‘교육수도 대구’는 지자체 총예산 대비 약 0.5%(278억원)만을 교육에 투자했고, 이는 전국평균 0.99%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사교육비 지출은 전국 3위를 차지했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민은 월평균 26만5천원을 사교육에 지출하고 있고, 서울과 경기 다음으로 높다. 서울과 경기 지역 물가와 경제를 고려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투자는 낮고, 사교육비는 높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교육의 도시’라고 하면 미국 보스턴이 떠오른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들이 있는 도시이면서 세계의 인재들이 모이는 도시다. 미국에서 가장 교육적인 도시(best city for education in USA)를 검색하면 수많은 랭킹이 나오는데, 대부분 보스턴 또는 보스턴이 있는 매사추세츠주가 상위권에 포함돼 있다. 왜 그럴까? 대구와 견줘볼 때 하버드와 MIT로 대표되는 세계최고 대학이 있고 매우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선정 이유 혹은 평가 이유엔 성적과 보스턴시의 행정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보스턴은 학생 1인당 지원 지출이 가장 많고, 학부모의 교육 자체에 대한 만족이 높으며 학생들이 지역 커뮤니티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보스턴에서의 삶에 만족하고, 학업 이후 지역에 남는 학생의 비율이 높다. 성적과 행정기관의 능력은 평가항목에 들어있지도 않다. 난 보스턴에서 2년밖에 살지 않았지만 위의 설명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개인적인 경험과 여러 지표로 볼 때 대구는 진정한 교육수도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대구 교육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역거점국립대학인 경북대는 총장 임명 사태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 청소년 인권조례는 상정되지도 않았으며, 청소년노동인권조례는 부결됐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코딩교육이 의무교육으로 지정됐지만, 서울·경기 등 중부권 이북지역 열풍에 비하면 관심과 참여는 저조하다. 늘 그렇듯 입시공부가 항상 우선이다. 청소년과 학생들이 꿈꾸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 사람이 떠나지 않고 모이는 도시, 거침없이 새로움에 도전하는 도시, 교육수도 대구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교육의 가치와 방향성을 전환할 시점이다. 김대식 <사>점프 대구지부 대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