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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인터뷰] 대구시립무용단 김성용 예술감독 “대구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현대무용 도시…시민들에 작품으로 알리겠다”

2017-12-23
[y인터뷰] 대구시립무용단 김성용 예술감독 “대구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현대무용 도시…시민들에 작품으로 알리겠다”
제7대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된 김성용 감독이 단원들의 연습장면을 보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현대무용은 어렵고 무겁고 생소하다. 연극처럼 친절한 대사가 있지도 않고, 소설처럼 여러 번 읽을 수도 없다. 그래서 현대무용을 보고 나오면 무엇을 봤는지 모를 때가 많다. 작품 해설을 꼼꼼하게 보고 작품을 봐도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현대무용은 불친절하다.

하지만 대다수 현대무용인은 이런 현대무용의 불친절함이 현대무용의 매력이라 말한다. 그들은 궁중무용, 발레, 음악 등 정해진 형식과 기교를 벗어나 영화음악, 대중가요, 재즈 등 자유로운 음악을 배경으로 평상복, 교복 등 자유로운 의상을 입은 무용수가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 이 공연장에서 현재 일어나고 벌어지는 모든 것 자체가 현대무용이라 말한다. 다시 말해 자유로운 모든 움직임과 움직임을 통해 느끼는 감정이 현대무용인 것이다.

대구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현대무용 도시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대무용단이 30여개에 이르고 전문대를 포함해 무용학과도 5개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구시립무용단은 전국 최초로 현대무용단으로 창단됐으며, 현재도 국립현대무용단을 제외하면 유일하다. 대구시립무용단에 새로운 예술감독과 상임안무자로 김성용 감독(41)이 임명됐다. 재수 끝에 대구시립무용단을 이끌게 된 김 감독을 만나 포부와 각오 등을 들어봤다.

국립현대무용단 제외 전국 유일 창단
상임단원제…다른 지역비해 좋은 조건

밖에서 본 대구무용 아직까진 폐쇄적
대구 알리는 작품 만들어 적극적 활동
전국의 현대무용 흐름 주도하고 싶어
세계적 무용단 네덜란드 댄스시어터와
국내든 해외든 한 무대 서는것도 목표

내년 3월 새 작품 공연…기대해 달라

▶두 번의 도전 끝에 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됐다. 소감은.

“무용을 처음 시작할 때, 선생님이 장래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구시립무용단 감독이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무용을 하면서도 최고의 무용수가 되자는 생각보다 최고의 안무가가 되고 싶었다. 그 장래희망이 이루어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대구 출신이지만 주로 서울에서 활동을 했는데, 밖에서 바라본 대구 무용은 어떠한가.

“서울에서 활동을 해보니 대구가 아직도 폐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는 없는 시립무용단(현대무용)이 있는데, 왜 대구시립무용단이 전국적이지 못할까 하는 아쉬움도 사실 있었다. 대구시립무용단에는 40명의 상임단원이 있다. 전국 어디에도 없는 환경이고, 좋은 조건이다. 다른 지역에서 부러워해야 하고 우리 스스로도 자긍심을 가져야 하는 대목이다.”

▶1997년 동아무용콩쿠르 최연소 금메달, 일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자 등 ‘최연소’ ‘최초’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비결이 있다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동아콩쿠르의 경우 20세 이상에게 상을 주는데 그때 한국 나이로는 22세였고, 만으로 20세였다. 그때 1등을 했기 때문에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때는 정말 열심히 했었다.”

▶재수 끝에 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됐다. 예술감독으로서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지.

“지금까지 여러 작품을 만들면서 사실 내 작품의 성향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색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 가지, 대구를 알리는 작품을 꼭 만들겠다. 흐름을 주도하고 싶다. 대구 무용의 흐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국 현대무용의 흐름을 주도하고 싶다. 또 해외에서 많이 활동하는 대구시립무용단을 만들고 싶다.”

▶외국과의 교류라면 어떤 것을 말하는지.

“네덜란드 댄스시어터는 1959년에 창단된 세계 최고의 무용단이다. 그런 무용단과 같은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다. 그 무용단이 대구에서 공연을 해도 좋고, 우리가 가서 해도 좋다. 그런 최고의 무용수들과 한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우리 단원들에겐 큰 자극이 될 것이고, 시민들에게도 좋은 무대가 될 것이다.”

▶부인인 박은영씨도 무용수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부부 무용인이다.

“와이프는 현재 전문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다. 아직 저한테는 미치지 못하지만(웃음), 무용수로는 정평이 나있다. 서로 자극도 많이 받고, 이야기도 많이 하는 친구 같은 존재다.”

▶현대무용은 난해하다는 말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현대무용의 이질감과 어려움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안무가들도 늘 고민하는 문제다. 하지만 이 말을 꼭 하자면, 무용은 연극이 아니다. 무용은 대사가 없기 때문에 무용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봐야 한다. 그것이 곧 현대무용이고, 현대무용의 매력이다. 다른 예술 장르처럼 친절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친절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요즘 현대무용을 보면 내레이션으로 작품을 소개하기도 하고, 연극적 요소와 영상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친절한’ 현대무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다. 현대무용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는 좋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과한 친절은 현대무용의 본질을 해친다고 생각한다. 결국 무용은 무용수의 행동으로 안무가의 언어와 철학이 표현되는 것이다. 소비자에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무가의 혼을 잃지 말아야 한다.”

▶최근 다른 지역에서는 비상임단원제, 시즌제 단원제를 한다. 반면 대구는 상임단원제를 운영하고 있다.

“각각 장단점이 분명하다. 상임단원제의 장점은 잘 정립돼 있는 구조와 안정감이라고 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무용수들의 현실 안주라고 할 수 있다. 장점만 활용하면 된다. 좋은 환경에서 춤을 추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고, 감독이 단원들에게 애정을 보인다면 상임단원제의 장점만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새 작품은 언제쯤 나오나.

“내년 3월에 첫 공연이 잡혔다. 시간이 촉박해 주위에서 원래 있는 작품을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새 작품을 올릴 것이다. 김성용만의 색이 녹아든 대구시립무용단의 새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것이다.”

▶각오를 말해달라.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당연한 일을 넘어서 시민을 위하는 마음을 늘 간직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세계인들에게 대구가 무용도시라는 것을 각인시킬 것이다. 대구 하면 무용 도시라는 것을 시민들이 알게끔 열심히 활동할 것이다. 아주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대구의 거리, 공연장은 물론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에서도 우리 대구시립무용단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정말 바쁘게, 그것도 많이 시민을 찾아갈 것이다.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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