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암호화폐 적극 수용
비트코인 등 취급 ATM 설치
4차산혁에 뒤지지 않으려면
우리나라도 ATM 설치 확대
관련 산업 수출을 선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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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우 영남대 교수· 사이버감성연구소장 |
인터넷은 2000년을 전후해 생활의 한 부분으로 정착되었다. 당시 큰 관심사는 다른 의사소통 수단 없이 인터넷만을 이용해 의식주를 해결하고 생활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비트코인에 대해 사람들이 지금 궁금한 것이 인터넷에 대한 과거 질문과 동일하다. 비트코인이 시장에서 화폐로서 실질적으로 기능하는지 여부다.
비트코인을 가상화폐로 번역한 건 부적절하다. 엄격히 말하면 블록체인(blockchain)이라고 불리는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암호화폐가 맞다. 블록체인은 화폐 발행과 거래 내역을 개인·개인(P2P) 분산 네트워크상에서 다수 컴퓨터가 동시에 기록하고 검증하는 방법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 실제로 작동함을 보여준 첫 적용사례(use case)다.
가상화폐의 대표는 린든(Linden) 달러다. 린든 달러는 2003년에 린든 랩에서 만든 가상공간인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에서 통용되는 화폐다. 세컨드 라이프 이용자들은 가상세계에서 새로운 인생으로 태어날 수 있다. 그곳에서 땅을 사고 집도 지을 수 있으며 쇼핑하고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사회활동과 경제행위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상화폐인 린든 달러가 생겨났다.
비트코인은 린든 달러처럼 가상세계에서만 사용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금융거래 정보를 특정 장소에만 저장하면 위험하니 모든 사람들이 블록처럼 나눠 갖고 있자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암호통화다. 블록에 인간의 지문처럼 고유한 해시라는 알고리즘을 삽입한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 1린든 달러의 가격은 0.004달러다. 우리 돈으로 환전하면 약 4.3원 정도다. 1비트코인의 1월 현재 가격이 한화로 1천300만원 내외를 오가고 있으니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린든 달러와 비트코인 모두 법정통화인 현금과 교환된다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린든 달러는 급격한 가격 변동을 방지하기 위해서 린든 랩에서 주식시장과 유사하게 증가폭을 규제하는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를 운영하고 있다.
화폐로서 비트코인의 역할을 보자. P2P 웹사이트인 팍스풀닷컴(Paxful.com)에 가면 비트코인과 교환 가능한 물품과 결제채널이 300여 개가 된다. 아마존·구글·애플 등과 같은 디지털 기업의 선물쿠폰부터 마트 상품권까지 망라돼 있다. 결제도 체크카드·신용카드·송금 등으로 다양하다. 보수적인 과학계에서도 비트코인으로 결제 가능한 국제학술지가 생겼다. EPH 저널의 논문 출판 비용을 비트코인으로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비트코인 자매화폐인 ‘블록틱스’로 공연을 볼 수 있다. 부산에 있는 카페에서도 암호화폐인 ‘그로스톨’로 커피를 살 수 있다. 국내 암호화폐 채굴회사 ‘한코인’은 ‘이더리움 클래식’을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코인맵(Coinmap)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를 받는 사업장이 9천개라고 한다. 통계에 포함되기 힘든 소규모 상점까지 합하면 10만개를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트코인 이용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 ATM도 필요하다. 글로벌 암호화폐 벤치마킹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의 비트코인 ATM의 95%가 북미와 유럽에 집중돼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5%다. 아프리카·중동·남미는 1%도 채 미치지 못한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이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ATM의 경우에도 일본에서는 비트코인과 자매화폐인 에이다(카르다노)를 모두 취급하는 ATM도 설치돼 있다.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능동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트코인 거래량을 고려하면 ATM 설치 확대를 통해서 관련 산업의 수출까지 선점하는 미래지향적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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