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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창작오페라를 응원하며

2018-10-04
[문화산책] 창작오페라를 응원하며

옛 속담에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우리는 스스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누군가에게 기억이 되는 존재가 된다. 특히 평범한 삶을 살지 않는 예술가들은 죽음을 맞기 이전부터 이미 공인으로서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그들의 예술세계뿐만 아니라 마치 자극적인 조미료처럼 그들의 사적 공간에 대한 가십에 대해 세상은 더 열광하기도 한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많은 창작오페라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제16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는 영남오페라단의 제작으로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을 소재로 한 창작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가 무대에 올랐다. 윤심덕과 김우진, 홍해성, 홍난파 등 근대 예술가들의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스토리를 구성했다. 작곡은 경북대 진영민 교수, 대본은 극작가 김하나, 연출은 극단 한울림 정철원 대표가 맡았다.

‘윤심덕, 사의 찬미’에는 사랑이라는 보편적 소재 그리고 주인공의 죽음이라는 극적요소, 근대예술가들의 열정 등에서 얻는 교훈이 있다. 1921년 도쿄에서 유학하던 윤심덕과 김우진은 독립자금 모금을 위한 음악회에서 만나 사랑을 싹틔운다. 약령시를 비롯해 계산성당, 서문시장 등 대구 명소의 근대 풍경이 오페라에 등장한다. 작품은 윤심덕이 김우진과 함께 현해탄에 몸을 던진 후, 여성중창으로 ‘사의 찬미’가 울려 퍼지면서 막을 내린다.

짧은 인생을 살다 갔으나 긴 음악으로서 그녀의 삶의 일부가 무대 위에서 재조명되었다. 나 역시 성악가의 한 사람으로서 그녀의 삶이 남의 일만 같지 않았다. 그래서 대한민국 최초의 성악가의 삶이 한 편의 멋진 오페라 작품으로 탄생하여 ‘라 트라비아타’ 못지않은 작품으로 남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작업에 참여해본 성악가들은 잘 안다. 창작 오페라는 말 그대로 창작이므로 기준도 모델도 없다. 따라서 제작과정에 참으로 많은 어려움이 늘 동반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끊임없는 시도와 노력으로 창작오페라를 만들어내야 한다. 왜냐하면 수십 년 전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서양의 오페라를 받아들이고 배우며 그들의 방식을 답습해왔다. 이제는 우리도 서양의 오페라 못지않은, 우리만이 보여 줄 수 있는 브랜드 오페라를 제작하여 해외로 역수출을 해야 할 때가 왔다.

관객의 끊임없는 관심을 바탕으로 오페라를 만드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도가 필요할 때다. 그래서 세계 곳곳의 유명 오페라 무대에 인기리에 올려지는 한국산 오페라가 나오기 시작해야 한다. 대한민국 창작 오페라를 응원한다.

마혜선 (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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