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씨와 호흡을 맞춰야 해서 예쁘게 보이려고 열심히 다이어트했어요.” 지난 21일 tvN 새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제작발표회에서 송혜교는 오랜만의 안방극장 복귀 소감을 이렇게 피력했다. 이날의 관심과 초점 역시 송혜교와 그의 상대역인 12살 연하의 박보검에게 모아졌다. ‘남자친구’는 로맨스에 최적화된 비주얼을 갖춘 두 사람이 색다른 케미를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적지 않은 나이 차가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킨 건 물론이다. 최근 들어 이어지고 있는 연상연하 커플의 로맨스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새로운 기류를 형성하고 있어 주목된다.
◆송혜교와 박보검의 만남, 방송 전부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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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새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송혜교·박보검 커플에 기대감
방송 전부터 시청자 관심 집중
오는 28일 첫 방송되는 ‘남자친구’는 한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차수현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을 지닌 김진혁의 설렘을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낯선 땅 쿠바에서의 우연한 만남 이후 연인이 되는 과정을 그려가게 되는데, 송혜교는 재벌가 아들과 이혼하고 위자료로 받은 호텔을 경영하는 차수현을 연기한다. 밝고 긍정적이었던 차수현은 그를 둘러싼 환경 때문에 어두운 삶을 살아가다 김진혁을 만나면서 원래 모습을 찾는다. 오랜만에 로맨스 드라마로 돌아온 송혜교는 박보검과의 나이 차를 의식한 듯 “처음에는 다가가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드라마 안에서도 연상연하이고, 호텔 대표와 직원인 설정이 확실해서 큰 부담이나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2016년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2년 만의 복귀다. 그 역시 송혜교와의 호흡에 대해서 “혜교 선배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처음엔 살짝 어려웠지만 촬영하면서 많이 친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같은 소속사 선배이자 절친인 송중기에 대해서는 “중기형이 말한 대로 부담 갖지 않고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보검은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감사하게 생각할 줄 알고, 자기 가족과 자신을 사랑하는 인물 김진혁을 연기한다.
◆연상연하 커플의 사실적이면서도 공감 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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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방영 JTBC ‘밥누나’처럼
나이 차보다 공감·재미에 주목
새로운 드라마 기류로 자라잡아
연상연하 커플의 로맨스 드라마는 현 트렌드를 반영하듯 최근 들어 더욱 많아지는 추세다. 올 초 방영됐던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연상연하 커플의 사실적이면서도 공감 가는 연애 이야기로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실제 6살의 나이 차가 있는 손예진과 정해인은 이를 소재로 활용한 이 드라마에서 누군가의 진짜 연애 이야기같은 달콤함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서로를 보는 눈빛에서는 실제 연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리얼함으로 연애세포를 자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tvN ‘미스터 션샤인’ 속 남녀 주인공 이병헌과 김태리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의 나이 차는 자그만치 20살. 때문에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개성파 주·조연들의 인상 깊은 열연과 화려한 볼거리가 제대로 조화를 이뤘다는 호평을 받으며 최근 종영했다. 특히 나이 차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만큼 눈시울을 붉히는 두 사람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는 시종 안방극장을 안타까움으로 물들였다.
현재 절찬리에 방영 중인 tvN ‘나인룸’에서도 김희선과 김영광의 연상연하 로맨스는 빛난다. 극중 을지해이(김희선 분)의 연인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 기유진 역을 맡은 김영광은 어떤 상황에서도 연인을 먼저 챙기는 다정다감한 연하 남친의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학창시절 을지해이에게 반한 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직진 로맨스를 펼친 그는 성인이 된 후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김희선과 김해숙의 몸이 바뀌며 펼쳐지는 복수극과 운명의 비밀 등 미스터리가 주된 내용이지만 10살의 나이 차가 무색할 정도의 자연스러운 케미 역시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2019년 상반기 방송 예정인 JTBC 새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 속 한지민·남주혁 커플도 주목된다. ‘눈이 부시게’는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다. 12살의 나이 차가 나는 한지민과 남주혁은 각각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아나운서 지망생 김혜자와 무결점의 기자 지망생 이준하를 연기한다. 이 과정에서 남주혁은 시간을 돌리는 능력이 있음에도 뒤엉킨 시간에 갇혀버린 한지민과 이색적인 로맨스를 펼칠 예정이다.
역시 내년 상반기 선보일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남녀 주인공 이나영과 이종석의 나이 차도 10살로 적지 않다. 출판사를 배경으로 책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나갈 이 드라마에서 이나영은 스펙은 높지만 경력이 단절된 여성 강단이를 연기한다. 한때 잘나가는 카피라이터였지만 어느새 무일푼에 감 떨어진 ‘경단녀’가 돼버린 인물이다. 높은 스펙 탓에 재취업에 실패한 그는 학력을 속여 차은호(이종석)가 편집장으로 있는 출판사에 취직한다. 멜로 연기라면 빠지지 않는 이종석이 이나영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광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세대는 나이 차가 크게 나는 연상연하 커플에 대해 낯설거나 불편해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경우처럼 공감과 재미를 담보한다면 무조건 본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가 아닌 대외적인 부분들로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나이 차이보다 중요한 건 콘텐츠”임을 강조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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