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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이머시브 시어터에 빠져들다

2019-02-15
[문화산책] 이머시브 시어터에 빠져들다

관객 몰입형 연극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er)’는 최근 국내외 공연예술계 흐름을 주도하는 신흥 장르다. ‘이머시브’는 ‘액체 속에 담그다, 잠기게 하다’는 뜻으로,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을 사방으로 에워싼 장소적 특징을 의미한다.

영국 출신 극단 펀치 드렁크의 예술감독 펠릭스 배럿은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를 공연하여 전 세계에 ‘이머시브 시어터’ 열풍을 불러온 주역이다. 그는 새로운 시도를 한 계기에 대해 “전통적인 연극 방식은 무대와 관객석을 구분하고, 관객을 수동적인 존재로 만든다. 나는 관객을 관객석의 안락한 장소에서 벗어나 어떤 내러티브를 따를지 자기만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세계로 이끌고 싶었다”고 밝혔다.

‘슬립 노 모어’ 공연은 뉴욕의 한 물류창고를 개조한 ‘맥키트릭 호텔’에서 이루어진다. 관객은 흰 가면을 쓰고 호텔에 입장한 후부터 3시간 동안 100개의 객실을 마음껏 누비며 극 중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스물다섯 명의 배우들이 역동적인 동선을 구사하며 흩어져 셰익스피어 원작 비극 ‘맥베스’의 전통적인 플롯을 조각낸다. 관객은 누구를 따라갈지 스스로 선택하여 자신만의 이야기 퍼즐을 맞춰간다. 운이 좋으면 배우의 손에 이끌려 1대 1로 나만을 위한 연기를 해주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뉴욕에 들르면 꼭 봐야한다’는 명성을 굳힌 이 작품은 관객에게 ‘스토리텔링’보다 ‘초주관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한 듯 보인다.

지난해 프로젝트 극단 청춘무대는 대구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 관객들이 배우를 따라 이동하며 관람하는 연극 ‘도리언 그레이와 9개의 방’을 선보였다. 각자 세트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6명의 배우는 관객들이 도착하자 순서대로 배열되지 않은 장면을 공간 이동하며 연기하기 시작했다. 관객들이 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에 몰입한 사이 등 뒤에서 또 다른 배우가 등장해 스튜디오 유리창에 붉은 장미를 그리는 등 입체적인 장면연출로 극중 몰입도를 높였다. 관객들은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배우의 연기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9개의 무대세트를 개방해 관객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무대를 거닐 수 있게 했다. 이렇듯 ‘이머시브 시어터’가 공연되는 극장은 극중 세계가 사방에 펼쳐진 환상적인 테마파크와도 같다. 자, 이쯤 되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동시대 예술가들의 끝없는 연극적 상상력의 산물인 ‘이머시브 시어터’에 푹 빠져들어 보고 싶지 않은가.

이다솜 <프로젝트 극단 청춘무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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