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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미술과 문화

2019-04-29
[문화산책] 미술과 문화

미술과 문화는 어떤 관계에 있을까. 일반적으로 미술은 상위 개념인 문화의 일부로 인식된다. 요컨대 문화는 한 시대, 국가, 지역의 인간 활동의 보편적 양식을 일컬으며 의식주, 언어, 풍습, 도덕, 종교, 학문, 예술 따위를 포괄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각 지자체는 21세기에 들어 경쟁적으로 미술관과 문화재단을 설립해왔으며, 이를 통해 지역의 예술 및 문화 발전을 약속하며 지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자체는 공공기관으로서 미술관이나 문화재단을 통해 어떤 미술, 어떤 문화를 위해 지원하는 게 바람직할까.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는, 아니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는 문화는 무엇보다 자본주의 문화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시민의 문화 활동은 대개 전시회, 영화, 공연, 콘서트, 드라마, 코미디, 연예 프로그램, 웹툰, 광고 등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자본주의 체제에 편승한 문화생산자는 시민이 기꺼이 돈을 지불할 만큼의 ‘재미있는’ 상품공급자의 역할을 할 뿐이다. 이렇게 볼 때 오늘날 문화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다수의 문화생산자와 이윤과 상관 없이 동시대 문화를 만들어가는 소수의 문화생산자로 양분된다. 역설은 각 시대 문화의 진정한 주도자는 역사적으로 언제나 후자였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자본주의 문화의 대항마로서 진정한 문화의 모색과 창조가 주로 현대미술, 즉 컨템퍼러리 아트의 실천과 담론의 장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미술 종사자들은 필요하면 시민뿐만 아니라 인접 장르 예술가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며 동시대 진정한 문화를 위해 토론하고 창작하고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테면 루앙루파나 포렌식 아키텍처 등을 비롯한 수많은 미술가 및 아트 컬렉티브들이 세계 주요 전시무대인 도큐멘타, 비엔날레, 모카(MoCA) 등에서 활발하게 진정한 대안적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오늘날 미술과 문화는 ‘현대미술과 자본주의 문화의 이율배반’의 구도로 맞서는 형국이다. 알랭 바디우, 자크 랑시에르, 샹탈 무페를 비롯한 동시대 철학자들이 현대미술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문화 창조의 보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정부나 지자체는 아무리 시장논리로부터 자유로운 수 없다 하더라도 공공적 가치와 자본주의 가치를 엄밀히 구분해야 하고, 전자만이 참으로 문화선진국, 문화도시로 나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숙지하고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기수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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