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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주객이 전도된 문예회관

2019-05-01
[문화산책] 주객이 전도된 문예회관

우리나라 예술에는 넘지 못할 큰 장벽이 있다. 지역 또는 장르 간에 서로 다른 사시적 잣대에 따른 차별이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한문욘)가 발표한 ‘2017 문예회관 운영현황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얼마나 지역 차별이 심한지 알 수 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해 대구 경북의 기획공연 실적은 대구 17개 공연장에서 483건, 경북 32개 공연장에서 377건로 나타났다. 합쳐서 860건에 달하지만 실상은 지역 예술단체 및 예술인에게는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실정이다. 운영주체가 광역 및 기초단체인 문예회관 기획공연은 오히려 중앙 독점적이어서 지역의 예술단체나 예술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당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기획공연으로 유치된 예술단체는 공연료, 대관, 홍보마케팅 등 문예회관으로부터 갖가지 혜택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단체는 값비싼 대관료를 내고 문예회관을 이용해야 한다. 지역 예술단체나 예술인에게 예술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몇 푼 지원금을 쥐어주고 값비싼 대관료를 거둬들이는 것이다. 이처럼 제 집 안방도 남의 잔치마당으로 내주기 일쑤이고, 응석에 못 이기는 척 사탕발림 지원금 몇 푼으로 지방예술의 명맥을 지켜온 처사가 어디 한두 해인가!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음에도 문화와 예술분야만큼은 중앙 집권적 사고의 틀에서 헤어나지 못한 문화사대주의가 여전히 존재한다. 예술의 질보다는 양적 팽창에 따른 수혜적 계산으로 점철된 지방의 관료주의적 문화정책은 갈수록 더 뻣뻣하다.

문화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예술 또한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실적으로 평가하는 습성이 밴 행정에서 그만한 시간을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나 다름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말끝마다 문화예술은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처럼 생색 일색으로 자화자찬만 늘어 놓으니 속이 메스껍지 않을 수 없다.

말로만 문화와 예술이라고 번지르르한 포장만 하지 않았으면 한다. 명색이 국민소득 3만달러에 버금가는 격조 있는 문화의 시대를 열어가려면 말이다. 더 이상 예술을 사람을 모으는 구실로 이용하지 말고, 예술 그 자체로 상생과 협력의 동반자로서 손을 내밀었으면 한다. 예술도 가지각색이다 보니 현상에 매달리는 예술도 있고, 본질을 추구하는 예술도 있다. 심미안의 심층을 사람의 머릿수로 따지는 예술정책, 중앙 우대의 문화사대주의의 발상, 예술로 먹고 사느냐 하면서도 재능기부를 청탁하는 고약한 심보를 벗어던지고 지방예술의 육성으로 접근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다.

노하룡 (극단 삼산이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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