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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을 예술작품으로 창작하는 일은 굉장히 어렵지만 춤작가에게 창작하는 작업만큼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은 없다.
무용작품을 만드는 일. 즉 창작의 고통이란 게 어떤 것일까. 고통이 있었기에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춤작가들은 끊임없이 자기자신의 작업에 대한 확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반복한다. 작가 스스로 확신을 찾는 방법은 서로가 모두 제각기 다르지만 큰 틀에서 바라보면 별다르지 않고 추구하는 것의 본질은 같다. 춤작가가 작품주제에 맞는 표현 방식을 모색하는 것은 자기반성과 자기확신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서서히 끌어 올리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통해 끝끝내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신을 찾는다. 이것은 작가 스스로 오롯이 혼자 진심어린 고민과 사색으로 얻어낸 결과이다.
춤작가가 스스로 자기확신을 찾아 고민하는 지점에는 다양한 상황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 춤작가가 풀어내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관객의 입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는 부분은 기본적인 배경이며, 무대구성을 비롯한 작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한 시각적 감각을 높이기 위한 유연한 사고와 순발력도 필요로 한다. 이 모든 것은 작가 자신의 예술적 성취감을 위한 노력인 것이다. 세심한 노력은 작품의 틀을 견고하게 만들고 주제를 표현하는 자신만의 예술적 색채가 뚜렷하게 나타나게 한다. 자신의 예술적 색채가 뚜렷하고 선명할수록 무용수와의 소통하는 방법도 선명하고 명쾌하다. 이런 과정을 거친 작품은 질감부터 확연하게 다르다. 무용을 잘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반응한다. ‘자신이 느낀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으로 시작하면서 작품을 보며 느낀 점을 이야기한다. 이런 현상은 그들도 작품을 감상하면서 작가가 고민한 흔적을 느꼈기 때문이라 여기며 나는 이런 지점이 춤작가가 작품으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춤작가의 모든 작업은 자신이 걸어온 길이며 동시에 그 사람의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먼 훗날 그 흔적들은 어느 누군가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동경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무용역사의 일부분에 춤작가들은 흔적을 남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그말은 알고 있는 부분이 꼭 지식 하나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경험 속에서 얻는 삶의 지혜를 비롯해 자신의 삶 속에 축적되어온 감각의 정도로 예술을 바라보고 음미하는 부분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관객의 예술적 이상형은 제각기 다르지만 분명 같은 생각으로 교감하는 지점은 작품에 꼭 있다. 아니 꼭 있어야 한다. 그것은 작가가 온 힘을 다해 고민한 흔적을 말하는 것임으로.
안지혜 (대구시립무용단 상임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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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흔적](https://www.yeongnam.com/mnt/file/201905/20190531.01016074715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