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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세상보기] 필요 없는 사람 없고, 필요 없는 물건 없다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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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 식물 키우기가 취미로 인기다. 필자도 취미로 반려 식물 중 다육식물 키우기에 열심이다. 다육식물을 키우다 보면 앙증맞은 모양새에 걸맞은 화분이 필요할 때가 많다.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 일요일 번성한 다육식물 포기 나눔을 위해 적당한 화분을 찾았다. 그때 아이들이 어릴 적 유치원에서 도자기 체험학습으로 만들어 온 컵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 손으로 만들다 보니 작고, 삐뚤고, 틈이 벌어져 구멍이 난 컵이라 별 쓸모가 없지만 추억 삼아 보관해 왔다. 도자기 컵을 만들었다고 자랑스러워하던 아이 앞에서 '좀 잘 만들지, 너무 작잖아, 삐뚤잖아, 틈새가 있네, 쓸모없겠다'라는 속마음을 숨기고 잘 만들었다고 일상적인 칭찬을 하면서 좀 난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작은 컵은 다육식물 콩 화분으로, 삐뚠 컵은 투박한 멋이 있는 화분으로, 틈이 벌어진 컵은 물 빠짐이 좋은 화분으로 변했다. 화분으로 안성맞춤인 데다 다육식물과 잘 어울렸다. 작고 틈이 벌어지고 삐뚤어도 쓰기 따라 멋지다는 것.

사람이든, 사물이든 일반적이지 않고, 조금 다르고, 모자라더라도 어떻게 보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쓰임이 훌륭해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필요 없는 사람 없고, 필요 없는 물건 없구나!

저녁 귀가한 아이들에게 작은 도자기와 다육의 어울림을 보여주었더니 자신들도 잊어버렸던 것을 아직도 가지고 있었느냐고 신기해하며 잠시 추억에 빠졌다. 멀리 있는 아이에게는 휴대폰 대화로 사진을 보냈더니 "버릴 것이 없네요"라는 답이 왔다.

물자가 너무 풍부해 소비가 미덕인 시대다. 아직도 쓰임이 있지만 버려지는 물건이 많다. 쓰레기가 돼 처리비용도 많이 들고, 환경오염의 한 부분이 되기도 한다. 아나바다 운동을 다시 생각해 본다.

황국향 시민기자 jaeyenv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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