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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숨은 규제와 글로벌 싸움판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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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새해 벽두에는 밝은 꿈을 꾼다. 누구든지 하나둘씩 큼지막한 희망을 품는다. 그리고는 뜻대로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 정성을 다한다. 국가와 지역의 일을 두고서도 똑같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뜻을 세우고 힘을 모은다. 지난해 모두를 힘들게 했던 걱정거리를 말끔히 걷어내고 새로운 기운으로 힘찬 에너지를 불어넣겠다는 다짐을 한다.

대구는 새해를 신청사 건립과 신공항 건설을 본격화하면서 신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 대역사의 실질적 원년으로 설정했다. 경북도는 미래산업을 키우기 위한 도전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층별 특성에 적합한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펼쳐서 어느 때보다 큰 결실을 거두는 해로 의미 부여하였다. 정부도 금년에는 경제 전반에 걸쳐 혁신의 움직임을 확산시키고 벤처 창업기업 성장을 더욱더 강력히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민간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규제 혁신과 투자 인센티브 강화에 나선다고 한다.

이처럼 정부와 대구경북이 경자년에 꾸는 꿈은 똑같다. 경제 재도약이다. 저고용 저성장의 어려움에 처한 경제 현실을 기필코 타개하는 것이다. 정부는 그 방안의 하나로 규제 혁신을 통한 투자 활성화를 강조한다. 대구경북으로서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규제 혁신과 투자 유치는 글로벌 싸움판이다. 점점 우리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중국과 베트남이 고도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정중동의 싸움터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올린 결과였다. 인도의 성장 역시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이 달려들면서 탄력을 받았다. 향후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나라로 BRICs, BRICKS, NEXT-11, TVT, VRICs 등 별의별 조합을 다 엮어보지만, 결국에는 지구촌 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인도 쪽에 이목이 쏠린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과 인도 시장의 제도적 환경은 별로 좋지 않았다. 세계은행이 발간한 2010년 기업 환경평가 보고서를 보면, 인도의 기업 활동 친화성 경쟁력은 183개 조사대상 국가 중 134위에 머물렀다. 중국은 79위였다.

구체적으로는 노동 분야 점수가 형편없이 낮아서 고용 경직성지수 30점, 근로시간 경직성지수 20점이었다. 인도 노동법규와 행정절차는 근로자 해고를 어렵게 하고 지나친 비용을 요구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최근 들어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9년 기업 환경평가 분석에 따르면, 그동안 꾸준히 130위권을 맴돌던 인도가 190여 개 국가 중에서 63위로 올라섰고, 중국은 선두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31위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는 5위였다.

기업 환경평가 보고서가 창업과 여러 부문의 관련 법제도 준비 등 객관적 실체에 중점을 뒀다면, 기업인의 주관적 만족도를 점수에 반영한 결과도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140여 개 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검토한 내용 가운데 '정부 규제가 기업에 주는 부담'을 지표 삼아 매긴 순위에서는 중국 19위, 인도 26위로 나왔다. 우리나라는 이에 비해 한참 낮은 87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법제도적인 여건은 좋으나 규제에 대한 기업인들의 심리적 부담은 높다. 반면 중국과 인도의 객관적 여건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창업과 기업 활동 지원제도를 잘 갖춰도 기업인이 늑장 행정, 인허가 처리 지연, 재량권 남용 등을 숨은 규제로 인식할 때 글로벌 싸움판에서 불리해진다는 점이다. 경자년에는 정부와 대구경북이 숨은 규제까지 개선해 큰 싸움의 승자가 되길 바란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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