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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구미 20·30대 신천지 신도 600명…전도 못하는 학생 100만원 벌금"

2020-03-05

■ 구미 A대학 재학생 인터뷰
대학 총학생회 장악 의도는
신천지 긍정적인 여론 조성
오직 목표만 강요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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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미 A대학 '○○TI' 동아리 회원들이 동아리방에서 찍은 사진. 사진 속 인물들이 모두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브이 사인'을 하는 신천지 특유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아리 회원들은 보안이 뛰어난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전 회원 이모씨 제공

▶구미지역 신천지 신도 수는 얼마 정도로 파악하고 있나.

"약 1천500명이다. 그 중 20~30대 청년이 약 600명이고, 재학·휴학·졸업생 회원은 150명 정도 된다." (이는 구미시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통보받은 구미지역 신천지 신도 명단(1천625명)과 비슷한 수치다.)

▶구미에는 4개 대학이 있는데.

"구미지역 4개 대학 중 A대학 규모가 가장 크다. 동아리 3개와 회원 30여명이 있다. 나머지 3개 대학에는 동아리는 없고 대학별로 10여명의 회원이 있다. 전국 모든 지파(신천지 지역별 본부조직)에서 이런 식으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한다."

▶A대학 신천지 동아리에 대해 설명해 달라.

"A대학 '○○인라인'은 설립된 지 오래된 동아리로, 처음부터 신천지 위장 동아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신천지 학생들로 장악됐다. 나머지 2개 동아리도 마찬가지다. 현재 3개 동아리를 하나의 신천지 공동체가 운영하며, 실제 활동하는 동아리 회원도 거의 동일하다."

▶신천지는 왜 동아리를 만드는가.

"신천지가 전국적으로 대학생 신도에게 내리는 임무는 대학을 장악하는 것이다. 우선 동아리를 만들어서(C단계) 총동아리연합회에 진입(B단계)한 뒤 최종적으로 총학생회를 장악(A단계)하는 것이 임무다. 그런 다음 신천지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장악했는가.

"구미에는 아직 총학생회가 신천지에 장악된 곳은 없지만, 규모가 큰 대구는 일부 대학 총학생회까지 장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왜 동아리를 탈퇴했나.

"작년(2019년)에 신천지에서 전국적으로 진행한 '10만 수료식' 때 학생들이 전도를 못하면 100만원을 벌금으로 내야 했다. 일부 학생은 낮시간에 전도를 하지 못할 경우 새벽까지 설문조사 방식의 전도를 했다. 결국 전도를 못한 학생이 알바까지 해서 100만원을 내는 것도 봤다. 부끄럽지만 그때 나는 신천지 활동을 열심히 해서 100만원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전도한 학생이 지금 신천지 활동을 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많이 힘들었겠다.

"한때 총동아리연합회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학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다른 동아리 간부와 술도 마시고 아르바이트도 했다. 잠도 4시간만 자고 아침부터 밤까지 돌아다니다 보니 몸도 상했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힘든 것은 관심도 없고 오직 목표(총동아리연합회 장악)를 위해 강요만 했다."

▶이제 와서 이렇게 폭로하는 이유는 뭔가.

"그동안 신천지 동아리를 폭로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들은 보안이 뛰어난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하는데, 인터넷 등에 신천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오면 벌떼 같이 몰려가 신고를 하는 등 글이 삭제되도록 만든다. SNS에 신천지 동아리를 폭로한 것은 한 사람이라도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내가 저질렀던 잘못을 씻는 거라 생각했다."

구미=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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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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