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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이 6월1일 창립 44주년을 맞아 화상회의를 통해 기념식을 개최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의료진의 노고에 감사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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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중소기업, 특히 전염병 확산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지역 중소기업들은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자금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들이 정책을 체감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보증기금이 구원투수로 나서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어 기업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 창립 44주년을 맞아 기업에 대한 보증 잔액을 확대하는 등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을 들여다봤다.
◆외환위기·금융위기에 경제안전판 역할
윤대희 신보 이사장은 최근 열린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올해 기업에 대한 신보의 보증 잔액을 기존 계획보다 25조원 늘리겠다"고 밝혔다. 당초 54조원이던 보증 총량을 79조원까지 확대해 기업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신보는 1976년 6월1일 출범했다. 대기업 위주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이뤄지던 70년대 초, 정부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태동한 것이다.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기업성장의 디딤돌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로서 경제안전판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이 같은 신보의 경륜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초기부터 중소기업 특례보증 등 다양한 위기 대응 프로그램을 즉시 가동해 발 빠르게 지원에 나섰다.
원·부자재 조달 어려움 겪는 기업 위해
중기중앙회 등과 공동구매 전용 보증
유동화회사보증 역대 최대 10조 지원
지난 3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특례보증을 시작으로 매출액 1억원 이하 영세중소기업을 위한 '영세중소기업 소상공인 신속·전액보증 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IBK기업은행 소상공인 초저금리 협약보증', 주력산업 영위기업 등을 위한 '기업활력 보강을 위한 우대보증', 수출성장동력·신성장품목 수출중소기업을 위한 '신성장수출중소기업 특례보증' 등이 그것이다.
올해 1분기 신보 일반보증 신규보증 공급액은 2조7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로 세계 교역로가 차단되면서 원·부자재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도 늘었다. 초기 중국 공장이 가동 중단되는 등 세계 경제 동맥이 막히면서 중소기업들은 제품 생산을 위해 더욱 비싼 재료라도 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신보는 중소기업중앙회·기업은행과 함께 800여억원의 중소기업 공동구매 전용보증을 지원키로 했다. 중소기업이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원·부자재를 공동구매할 때 채무가 발생하면 신보가 보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신보는 1·2차 협약에서 1천200억원의 공동구매 전용보증을 지원했다.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 사각지대인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유동화회사보증도 신규·차환 자금을 포함해 올해 역대 최대인 10조원 규모를 지원한다. 유동화회사보증은 기업들 회사채를 묶어 신보가 신용을 보강한 후 이를 시장에 팔아 기업들이 낮은 금리로 장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올해 일반·주력산업 유동화회사보증 등 1조7천억원과 함께 6조7천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 대응 유동화회사보증' 신규자금 공급 계획을 세웠다. 차환 자금까지 포함해 신보는 현재까지 1조6천700억원 규모를 유동화회사보증으로 지원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스타트업 육성·투자에 집중하면서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혁신기업 투자에도 힘을 내고 있다. 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 5곳을 신보가 육성하는 '제3기 혁신아이콘'으로 선정하고 기업당 70억원씩 총 350억원을 보증지원하기로 했다. 윤대희 신보 이사장은 "신보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위기극복의 유전자(DNA)를 가진 신보가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기업을 살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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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 임직원이 지난달 안심제1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지역상생 도시락'을 기부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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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함께하는 다양한 사회활동 눈길
신보의 역할은 단순히 정책자금의 보증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등 사회적가치 실현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신보형 사회적가치 추진체계인 '더(More&Better)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적경제 활성화 △행복한 일자리 기회 지원 △지역사회 활성화 △사회적약자 배려 △안심사회 구축 △인권존중과 시민참여라는 6대 사회공헌활동을 추진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역사회 공헌활동이다. 본점이 위치한 대구경북지역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있다.
지난 2월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보건용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을 기부하고, 지역 복지관에서 실시하던 무료 급식 및 도시락 배달이 중단된 취약계층을 위해 라면·햇반 등 대체 식료품을 구입해 대구동구사회복지관협회에 전달했다.
안심사회 구축 등 6대 공헌활동 추진
취약계층 위해 위생용품·식료품 기부
노사공동 대구적십자사 5천만원 성금
3월에는 노사공동으로 성금 5천만원을 모금해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 기부하는 한편 대구혁신도시의 8개 공공기관과 함께 모금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공동성금을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지난달에는 신보와 신보 노동조합의 창립을 기념해 코로나19로 결식 위기에 처한 지역 내 독거노인·장애인 세대를 위해 '신보 지역상생 도시락 3천개'를 기부하고 세대 맞춤형 도시락을 직접 배달했다.
신보 경영진도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신보를 포함한 9개 금융 공공기관장과 임원진은 코로나19 극복과 서민·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4개월간 급여의 30%를 기부했다. 반납된 급여는 각 기관이 지정한 기부처에 전달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영세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 등에 활용됐다.
지역사회의 어린이부터 청소년,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각 세대와 함께 호흡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한 '어르신 장수사진 촬영' 행사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선정한 지역 독거노인 80~100여명을 대상으로 이달 중에 본점 1층 체육관을 개방해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장애인 사진작가가 직접 촬영을 담당하고 신보 직원들의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를 통해 진행된다. 신보 거래기업인 제빵업체에서 간식도 후원하는 등 민관 협업 사회공헌활동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청소년 진로탐색' 행사도 있다. 지역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장래 직업관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16년부터 매년 가을에 300명이 넘는 학생을 초청해 기관 소개와 채용정보 제공, 인권·청렴 교육, 명사초청 특강 등의 시간을 가졌다.
또 지난해 본점 인근 동구지역 아동센터 어린이 200여명을 초청해 본점 1층 체육관에서 처음 진행한 '명랑운동회'는 올해는 동구 외 다른 지역의 아동들까지 초청해 개최할 예정이다.
신보는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사회적가치 창출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여러 단체들과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사회적책임(CSR) 경영을 유도하고 사회적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윤대희 이사장은 "고객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나가고 기관 고유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사회적가치 실현 선도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