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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건강칼럼] 피임약 올바른 사용법

2020-08-25

생리주기 문제 등으로 복용 전
전문의 상담 후 처방법 찾아야
피부피하이식 등 치료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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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정〈구수정산부인과 원장〉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다소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도 여행과 하계 수상 스포츠 활동 등의 이유로 생리주기 관련한 상담, 사전 사후 피임약, 타 피임방법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직장인 A씨는 불규칙한 질출혈로 내원했다. 신혼이지만 직장 문제로 당분간 임신계획이 없는 터라 임의로 약국에서 피임약을 사서 잠자리 후에 수시로 한 알씩 먹었고 그 뒤로 정상적인 월경이 없이 비정상 질출혈이 반복된 것. 따로 피임약 복용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복용 상담 없이 잘못된 방법으로 복용해 생긴 부작용이었다. 물론 당초의 목적이었던 피임법으로도 그릇되게 복용하고 있었기에 임신반응 여부확인 후 초음파검사와 약물 치료를 진행했다.

예로부터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는 '피임'에 관한 화두는 인류에 있어 지속적인 과제였고, 여러 피임법 중 피임약은 1957년 에노비드(Enovid)가 피임목적으로 FDA 승인을 받아 사용되기 시작된 이후로 여러 세대를 거쳐 현재 4세대 피임약까지 시판되고 있다. 언론 매체에서 광고하는 3세대 피임약까지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의사의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접근성은 높은 반면, 흡연자나 35세 이상, BMI(신체질량지수)가 높은 여성들에게는 주의를 요하는 약물임에도 실제로 전문적인 상담이나 복약지도 없이 잘못된 상식으로 복용하므로 인한 부작용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피임약은 높은 피임성공률을 가진 효과적인 방법일 뿐 아니라 생리주기 조절 및 월경 전 증후군의 치료, 비정상자궁출혈의 치료, 월경곤란증,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치료 등 여성의 월경주기와 관련된 여러 질환에서 다방면의 치료제로도 쓰이고 있다. 따라서 가임기 여성에 있어 단순히 피임을 목적으로 할 뿐 아니라 생리주기와 관련한 여러 병태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피임약을 복용하기 전, 전문의 진찰과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처방과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평상시 콘돔으로 피임을 해오던 주부 B씨는 사후에 콘돔이 일부 찢어진 것을 알고 응급피임약을 처방받으러 내원했다. 생리주기상 배란기가 의심됐지만, 사후 피임약만 먹으면 무조건 임신이 다 방지가 된다고 알고 있어 주말을 지나 2일 후에야 내원을 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처방되는 응급사후 피임약은 크게 두가지 계열의 약 종류가 있고, 둘 다 배란 후에 낙태까지 유발되는 약물이 아님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외국에서 계류유산 등의 치료목적으로 쓰는 약물들과 혼돈해 처방을 하러 오는 분들도 외래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처방이 되지 않는다.

또 위장 장애나 다른 기타 이유로 인해 피임약에 대한 거부가 있거나 흡연, 모유 수유, 유방 질환, 비만 등의 문제가 있을 때 자궁내 장치나 피부피하이식법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자궁내 피임장치 기구인 루프 중 호르몬 방출을 하는 자궁내 장치는 높은 피임성공률뿐 아니라 월경통이나 생리량 과다로 인한 월경곤란증, 자궁내막증식증 치료, 폐경기 여성호르몬 치료의 보조 요법 등 다양한 부인과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도 쓰이고 있다. 매일 일정시간 약을 먹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것이 자궁내 장치의 큰 장점이 될 수 있고 한번의 시술로 5년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임기 여성의 나이를 보면 상당수가 사회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시기다. 그런 만큼 피임은 단순히 임신을 피한다는 소극적인 개념을 떠나 생리주기와 관련해 여성의 삶에 있어 자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계획된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과정, 생리 주기 전반에 걸친 건강의 관리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 전부의 일상을 지키는 건강한 사회의 원동력이 되리라 믿는다.
구수정〈구수정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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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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