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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이거 실화임

2020-09-11

이정연
이정연〈작곡가〉

"어머! 저거 실화야?" 옆에 있던 남편은 "글쎄, 잘 모르겠는데…"라고 답했다. 잠시 후 나는 다시 "우와~ 저거 실화 맞네! 맞아!"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에 남편은 대답 대신 포털사이트로 검색하고선 "실화 아니구만"이라며 검색 내용을 보여줬다.

2월 중순 대구에 코로나가 집중적으로 확산할 무렵, 우리 식구는 원치 않는 '집콕족'이 되어 매일 한편씩 영화를 봤다. 그중 허구지만 정말 실화 같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보고 나눈 대화다.

'슬럼독(Slumdog: 하층민) 밀리어네어(Millionare: 백만장자)'는 한 청년이 경찰관에게 잡혀 고초를 겪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식층도 탈락하는 이 퀴즈쇼에 감히 하층민인 그가 문제들을 모두 맞힘으로써 그의 죄목은 TV 퀴즈쇼의 우승이다. 교육도 받지 못한 그 청년이 어떻게 그 모든 문제를 풀 수 있을까? 그 비결은 바로 파란만장한 '인생 경험'에서 나온 기억이었다. 감동적이며 실화 같은 이 영화는 비카스 스와루프의 원작소설인 'Q&A'가 스크린으로 옮겨진 것이다. 이런 소설도 갖가지 체험들이 삶의 전환점이 된다는 걸 보여주듯, 실제 예술가들의 삶의 역경과 고난도 그들의 작품 안에 오롯이 담겨 있다.

베토벤 음악을 들을 때면 우리는 희열과 감동을 경험한다. 그는 모든 고난을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고 명곡을 탄생시킨 '악성(樂聖)'이다. 수많은 명곡 중 교향곡 제9번 '합창'은 베토벤이 청력을 잃고 소리와 단절된 상태에서 무한한 고통을 극복하고 쓴 최고의 걸작품이다. 이 곡을 들을 때면 내 마음의 우수가 사라지고 가슴이 뻥 뚫리면서 벅차오름을 느낀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과 코로나가 맞물려 있는 2020년, 우리는 사회 어느 계층을 막론하고 모두가 다사다난한 시간을 맛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악성 베토벤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은 바로 고난을 경험하고 역경에 놓일수록 초인간적인 영력을 발휘하여 고통을 극복한 모습이다. 그리고 영혼을 울리는 위대한 작품이다.

불안, 불만, 불편이라는 일명 '3불 포스트코로나'를 경험하며 이에 맞서고 있는 우리는 현재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주인공들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상황들은 모두 실화다. 영화는 허구지만. 베토벤도 실화의 주인공이었다. 지금 우리는 고난을 극복하고 또 다른 감동 실화를 만들어 낼 주인공들이다.
이정연〈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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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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