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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의료용 마약류

2020-10-13

다이어트·피로회복제로 구매 후
마약류일 경우도 드물게 나타나
인터넷 통한 의약품 취급 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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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 가운데 가장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은 어떤 것일까. 개인의 경험에 기반을 둔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이지만 그중 하나에 해당되는 것이 불법인지조차 모르고 행한 작은 행동 하나로 인해 갑자기 범법자가 된 경우가 아닐까 한다.

약과 관련된 상황 중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인터넷을 통한 의약품 구매 및 판매행위로 그중에서도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을 인터넷을 통해 구매 혹은 판매하는 행위는 아주 위중한 범법행위가 될 수 있기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교육 중 검찰청의 의뢰를 받아 시행하는 '기소유예'를 위한 교육이 있다. 이는 마약류 사범 중 죄는 인정되지만 피의자의 연령이나 성향, 환경, 범행의 동기나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 기소해 전과자를 만드는 것보다는 치료·재활의 기회를 주기 위해 검사가 기소를 하지 않고 용서해주되 일정 시간의 교육을 받는 것을 조건으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근래 들어 확연하게 증가하고 있는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대상자 중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자신이 정상적인 진료를 통해 처방받아 복용하다 남은 수면제를 온라인상에서 판매하려고 한 경우 혹은 병원에 가는 것이 귀찮아서 다른 사람이 판매하는 수면제나 식욕억제제를 구매하려다 단속된 경우다.

이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마약류 사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기에 기소유예 처분에 잘 수긍하지도, 교육의 필요성도 잘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안을 보면 그들은 상대가 누구인지, 어떤 약물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의약품을 온라인상에서 거래하고자 한, 자신에게도 위험한 행위를 함으로써 약사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의약품이 마약류에 속하기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까지 위반한 아주 위중한 사안에 해당되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은 다이어트용 약이나 피로회복제 정도로 생각하고 구매했는데 실제로는 그 약이 마약류의 일종이었던 경우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니 인터넷을 통해 의약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자신의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마약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기에 마약류의 종류 및 관련 법률에 대해서도 보다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약류에는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가 있으며, 마약의 종류로는 양귀비·아편·코카인 등이, 대마에는 대마초 및 그 관련물질들이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이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 이를 오용 또는 남용할 경우 현저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정신 기능 및 행동에 영향을 주는 약물의 총칭이다. 이의 종류로는 수면제, 신경안정제, 다이어트 목적으로 사용하는 식욕억제제, ADHD치료제, 프로포폴 등 230종 이상이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분류에 따라 의료용으로는 절대 사용할 수 없는 것과 사용 가능한 약물 및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한 약물로 나뉜다. 의료용으로 사용하더라도 복용 대상, 복용 조건, 복용량, 복용 기간이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고 생산, 유통, 처방 및 조제 전 과정이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즉각 보고·관리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마약류, 그중에서도 아편계 진통제로 인한 중독문제가 상당히 심각해 2017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에 대처하기 위한 국가 공중보건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모든 의약품이 그렇지만 특히 의료용 마약류의 경우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의해 정확하게 사용하고 오·남용하지 않도록 환자와 의·약사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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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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