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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근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은 작품을 모은 이미지 파일 '매일-첫 5천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을 무려 6천930만달러에 팔았다. 폴 고갱이나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보다 높은 낙찰가다.
디지털 자산에 고유의 인식 값을 부여한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 열풍이 뜨거워 지고 있다. 대체 불가능(Non-Fungible)이라는 말처럼 유일무이한 특징 때문에 복제가 불가능한 '진품' 디지털 작품 거래를 중심으로 NFT 시장이 커지고 있다.
◆NFT가 뭐길래
디지털 파일 하나가 수 천만달러에 팔리는 건 작품에 NFT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미지, 영상, 음악 파일 등에 NFT를 적용하면 블록체인에 소유권, 거래 이력 등의 정보가 저장된다. 일종의 '디지털 정품인증서'인 셈이다. 위조·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쓰기 때문에 NFT 작품은 희소성과 고유성을 지니게 된다.
NFT는 거의 모든 것을 토큰화할 수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디지털 소유권이 보장되고 비가역적 거래 증명이 가능하다.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에서의 특정 아이템과 캐릭터 토큰화, 게임 내 가상 공간이나 커뮤니티에서 부동산 등 특정 자산 토큰화, 디지털 예술품 토큰화 등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가상 '화폐'라고 하기에는 다소 애매하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진 1비트코인과 남이 가진 1비트코인은 같은 것이다.
NFT는 토큰 1개의 가치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예술작품이나 게임 아이템의 소유권을 저장하고 거래하는 데 활용성이 크다.
◆방귀소리도 '대체 불가능'하면 돈이 된다?
요즘 미술시장은 NFT가 일으킨 새로운 패러다임을 경험 중이다. NFT 전문 분석사이트 논펀저블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NFT 거래량은 2억1천654만달러를 기록했다.
2017년 통계 집계 이후 누적 거래금액 5억6천356만달러의 38%가 최근 한 달새 거래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18일 첫 NFT 적용 미술품인 마리킴의 10초짜리 영상 '미싱 & 파운드(2021)'가 6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NFT 거래는 미술작품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15년 전 올린 트위터 글 한 줄은 NFT 경매를 통해 1630.5825601이더리움에 팔렸다. 약 291만5천835달러 정도다.
심지러 방귀소리 오디오 클립도 NFT가 적용됐다면 팔려나갈 정도다. 브루클린에 기반을 둔 한 영화감독 라미네즈 말리스는 방귀 오디오 클립에 NFT를 적용해 85달러에 판매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NFT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해석이 넘쳐나고 있다. 무명의 예술가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예술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동력이라는 것이다. 또한 NFT를 통해 복제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을 만들고, 거래하고, 소유할 수 있어 저작권과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투기성 높고 자금세탁 의구심도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NFT가 비트코인 등과 마찬가지로 투기성 높은 자산이며, 최근 열풍은 일시적 유행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보케 캐피탈의 설립자인 킴 포레스트는 "NFT의 장기적인 전망은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업체 코스모스의 한 개발자는 "2017년에도 매우 비슷한 순간이 있었다. 시장이 하락할 때 위험이 너무 컸다"고 지적했다.
NFT 방귀 소리를 판매한 라미네즈 말리스는 "NFT 열풍은 터무니 없다"고 직접적인 비판을 가했다. 그는 "광란의 시장 이면에는 디지털 예술 애호가가 아닌 빨리 부자가 되려는 투기꾼들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형성된 가격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트윗 메시지 하나의 가격이 28억원까지 치솟는 것에는 거품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트윗 공동창업자의 첫 트윗을 낙찰받은 사람이 암호화폐 기업 대표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NFT 자체의 '노이즈마케팅'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특히 NFT 거래를 제대로 보호하기에는 현행법도 미비하다. 아직은 NFT로 디지털 자산을 거래했다고 해도 법적으로 '지적재산권'이 넘어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타인의 디지털 자산에 누군가가 임의로 NFT를 생성해 파는 것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NFT가 작품의 '원본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NFT에는 디지털 그림의 원본 파일이 담기지 않는다. 원본 파일이 존재하는 특정 서버의 주소만 기록된다. 서버가 해킹당하거나 폐쇄되면 해당 파일이 변조되거나 사라질 위험도 있다.
뿐만 아니라 NFT가 자금세탁에 대한 의심의 눈길도 커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자금세탁금융대책기구(FATF)는 가상자산의 정의를 '대체 가능한 자산'에서 '변환 및 상호 교환 가능한 자산'으로 대체하면서 NFT를 규제 대상에 포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FATF 규정은 회원국 금융당국이 준수해야 하는 의무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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