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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LH, 대구 수성구 푸른차문화연구원의 '작품 이전 비용' 지원

2021-05-04 17:36

고 김구한 선생 벽화 '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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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환 푸른차문화연구원장이 연구원 벽면에 새겨진 故 김구한 선생의 '동다송'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건물 철거 위기'에 놓였던 푸른차문화연구원(이하 연구원)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으면서, 연구원의 문화재급 작품 보전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4일 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이 이사할 장소는 현재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수성구 삼덕동의 연호지 인근의 406.61㎡(123평) 부지다. 올해 중 조성을 마치고 이사할 계획이다.

앞서 대구 수성구 연호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 부지에 위치한 연구원이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수성구의회 등에서 '연구원 존치'를 주장(영남일보 2020년 5월 19일 11면 보도)이 나왔다. 연구원 건물에 한국 도예계의 거장인 고(故) 김구한 선생의 작품으로 장식된 벽화가 있는데, 벽화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작품이 사라지거나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연구원에는 김 선생의 '동다송', '노안도', '추풍', '풍죽' 등의 작품이 벽면에 가득하다. 동다송 벽화의 경우 수제 벽돌 하나하나에 초의선사(草衣禪師)의 동다송을 전서체로 적어 상감기법으로 작업한 작품이라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가치 있는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연구원 건물이 현대 한국 다실에 새로운 지표를 제공할 가치가 있어, 보존 가치가 충만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연구원이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결국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자, 수성구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작품 이전비용 보전을 요청했고, LH는 지장물 조사(영남일보 2020년 10월 19일 10면 보도)를 실시했다.

수성구청의 요청은 이뤄졌다. 연구원에 따르면 LH가 연구원 측에 작품 이전비용(2억3천만원 가량)을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오영환 원장은 "옮겨갈 마땅한 장소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벽화를 온전히 옮기고, 다시 설치하는 과정 등에 대해 알아보는 중"이라면서도 "형편이 좋지는 않으나 시도는 해볼 작정이다. 연구원을 지었던 사람들이 다시 모여 새로 지을 건물에 대한 디자인 회의를 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시민에게 평화와 위로를 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연구원 건물은 4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1층은 차 제조원, 2층은 명상 공간 및 차 박물관, 3층은 양성기관·교육기관, 4층은 사무실 등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또 별도 건물을 지어 초의선사가 기거했던 대흥사 일지암을 복원해, 고 김구한 선생의 '동다송'을 전시할 방침이다. 조선 후기,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초의선사는 1833년경 일지암에서 다서(茶書)의 고전인 동다송을 저술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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