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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칼럼] 쇄신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

202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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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장

현시점에서 대선을 예측하는 것은 헛수고다. 열 달이나 남았으니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앞으로 스무고개는 족히 넘어야 할 것이다. 4·7 서울시장 재보선도 불과 한 달 남겨두고 뒤집혔지 않았나. 모든 것이 희미하지만 그래도 분명한 것은 있다. 첫째, 더 화끈하게 쇄신하는 쪽이 이긴다. 둘째, 과거로 회귀하는 당은 진다. 이유는 단순하다. 민심의 분명하고도 강한 요구다. 민심은 제1, 2정당 모두 마땅찮다. 기존 정당에 대한 혐오감이 강하다. '윤석열 현상'은 팽배한 혐오의 뚜렷한 징표다. 변하면 이긴다. 그다지 어렵잖은 간단한 승리 공식이 아닌가.

이 또한 헛수고가 될 성싶다. 제1, 2당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변하지 않으려고 악다구니 중이다. 선거에 참패한 여당은 구각(舊殼)을 벗고 완전히 새 당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게 정상이지 않나. 환골탈태는커녕 시늉도 하지 않는다. 패인 분석 보고서(FGI 결과 보고서)만 돌려보면 뭐 하나. 싹수가 노랗다. 야당도 별반 다르지 않다. 승리의 분명한 길을 놔두고 어깃장 중이다. 둘 다 과거로 회귀하려 한다. 민심의 거친 광풍이 휩쓸고 간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쇄신엔 아랑곳 없고 당내 헤게모니 싸움에 골몰한다. '특권' 쟁탈전이다. 지난 재보선이 '특권'에 대한 심판이었음을 왜 모르는가. 끝 없는 욕심 때문에 반복되는 실수. 대선 길목의 볼썽사나운 풍경이다. 대권 레이스 1등 주자는 이들의 공간에 없다. '루저(loser·패자)들의 키재기 경쟁'이란 비아냥 소리를 들어도 싸다. 이럴 때일수록 먼저 변신하는 쪽이 그나마 '럭키 루저(Lucky loser)'의 행운을 잡는다.

여당에 재보선 참패는 신의 배려였다. 안으로 곪아가던 여당이 사망 선고 직전 건강을 회복할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일각이 아쉬울 판인데 속절없이 시간만 허비한다. 자신을 망가뜨린 오만과 독선, 위선의 상징을 전혀 내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뼈저린 후회의 말조차 귀담아듣지 않는다. "예전에는 시대정신은 개인적인 통찰력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보다는 공감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이제라도 국민과 잘 소통하고 공감하라는 얘기다. 아쉬움이 잔뜩 묻어난 고백이다. 당장 독선의 상징 '국회 상임위 독식'부터 내려놓는 것은 어떤가. 지금처럼 움켜쥐고 있으면 대선 레이스 내내 '일당 독재' 프레임에서 못 빠져나온다. 권한을 독식하다 책임까지 독박 쓰는 건 무지렁이 하수(下手)의 짓이다.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한 무리한 정책에서도 손 떼야 한다. 가덕도신공항이 대표적이다. 촛불정부에서 어떻게 여론·절차·명분을 깡그리 무시한 이런 억지가 나올 수 있었는지 의아하다. 여전히 강고한 강경 친문세력. 이들을 2선으로 후퇴시키지 않으면 쇄신은 도루묵이다. 4년 내내 분열과 갈등은 좌(左)-우(右)로만 갈라친 게 아니다. 아집의 진영논리는 '촛불연합'조차 분열시켰다. 쇄신없이 가면 대선은 해보나 마나다.

아직 본격적인 대선전이 시작되진 않았다. 지금은 쇄신의 시간이다. 본격적인 대선체제로 전환하기 전까지 대대적인 쇄신작업을 마쳐야 한다. 리더십 교체기를 맞은 여야 모두 강성 일색으로 채워져 쇄신이 들어설 틈이 좁아졌다. 내달쯤 여야 지도부가 확정돼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당 쇄신의 기회조차 없어진다. 그때부턴 대선의 시간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과연 쇄신할 수 있을까. '못 한다'에 한 표 던진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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