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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랑이...신기루...폭염이 만드는 여름풍경

2021-07-22
아지랑이...신기루...폭염이 만드는 여름풍경
서핑을 즐기러 온 한 피서객이 지난 18일 오후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경북 포항시 흥해읍 용한리해변 인근 도로를 지나고 있다.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대프리카'라 불리며 무더위로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대구, 대구 못지않은 경북지역이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되면서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햇볕이 점점 뜨거워지며 여름이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은 달력보다는 도로에서 올라오는 아지랑이가 보일 때다. 날씨가 점점 빨리 더워지며 생각보다 일찍 도로에서 일렁이는 아지랑이가 보이면 '올해는 상당히 덥겠구나'라며 여름 불볕더위를 어떻게 이겨낼지 걱정이 앞선다.

아지랑이는 빛이 강하게 내리쬘 때 지면 근처에서 데워진 공기가 아른거리며 위쪽으로 올라가는 대기 흐름 현상으로 이른 봄부터 여름까지, 혹은 겨울철 난로나 뜨거운 물체 주변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아지랑이와 함께 관측되는 현상이 있다. 뜨거운 열기가 만들어 내는 아지랑이와 더불어 그 밑에 물이 고여 있는 것과 같은 '신기루' 현상이다. 신기루는 물체가 실제의 위치가 아닌, 다른 위치에서 보이는 현상으로 불안정한 대기층에서 빛이 굴절하면서 생긴다. 아지랑이와 마찬가지로 바닥 면과 대기의 온도 차가 큰 곳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올해 '역대급 더위'가 찾아온다고 한다. 기상청은 "하층은 북태평양고기압 기단, 상층은 티베트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며 하층과 상층 모두 뜨거운 열기로 덮이는 '열돔' 형태의 폭염(暴炎)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보했다.

무더위를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는 것도 더위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올여름은 어느 해의 여름보다 아지랑이 위에 서 있는 날이 많을 것 같다. 탁 트인 곳에서 아지랑이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무더위 속에서 신기루에 발을 담그고 더위와 함께 공존하는 것도 어쩌면 여름을 만끽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
글·사진=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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