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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기획] 경북대병원 상임감사, 또 낙하산?

2021-07-31 16:47

경북대병원이 오는 9월 상임감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감사 공모에 들어가면서 어떤 인물이 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임이 가능한 현 감사는 응모하지 않아 새로운 인물이 내려오는 것은 명확하지만, 이번에도 정치권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올지에 초점에 맞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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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상임감사 임기가 오는 9월 마무리되면서 어떤 인물이 상임감사로 오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잇따라 정치권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면서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매번 반복되는 국립대병원의 낙하산 감사


31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현 상임감사의 임기가 오는 9월초 만료됨에 따라 지난 7월 15일 차기 경북대 감사 공모를 시작, 28일 마감했다. 감사의 경우 연임이 가능하지만, 김진태 현 감사는 이번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경북대병원 감사는 상급종합병원인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 2곳의 재산상황 △회계와 업무 △정관 규정사항에 대한 이행여부 등을 감사하게 되고, 임기는 3년이다.


국립대학병원 설치법에 따라 공모에 이어 이사회 추천을 받아 교육부 장관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지만, 이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병원 내외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는 최근 들어 친정부 정치권 인사가 낙하산으로 감사자리를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초부터 임기를 시작한 현 김 상임감사(67)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원위원회 대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경북관광개발공사 사장을 맡았던 탓에 현 정부에 가까운 정치권 인사로 분류된다.


앞선 최윤희 전 상임감사도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간인 2015년 취임했다. 국민의 힘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경북도의원을 지냈다. 병원 감사에 대한 전문성을 떠나 정권 입맛에 따른 인물이 정부 낙하산을 타고 감사로 내려온 것이다.

◆다른 국립대도 비슷한 상황


이는 경북대병원 만의 상황도, 현 정부 들어서 생긴 문제도 아니다.


이날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경북대병원을 포함한 전국 국립대병원 14곳의 상임 감사 중 6명은 여당과 관련된 인사 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강원대병원 원선희 상임감사는 강원 원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이광재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고, 올해 4월 취임한 박화국 부산대병원 상임감사는 민주당 부산시당 사무처장, 19대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조직실장 등을 지냈다.


강릉원주대치과병원 최상집 상임감사는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강원도당 사무처장을 지낸 인물이고, 서울대치과병원 김민석 상임감사는 민주당 사무총장 출신이다.
이는 현 정부 들어 새롭게 생긴 문제는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국정감사 때 자료를 보면 경북대를 비롯해 충북대·충남대·전남대·전북대·강원대·경상대·제주대 병원과 부산대 치과병원 상임감사는 모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출신 지방의원이나 당협위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들이었다.

◆억대연봉에도 특별한 자격은 없어
국립대병원 상임감사는 병원 재산 상황, 회계 전반, 정관과 복무규정 등 이행 여부를 감사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 전문성과 경험이 중요한 자리로 꼽히지만, 정치권 낙하산이 내려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별다른 자격 조건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28일 공모마감한 경북대병원 상임감사 자격 요건은 △국가공무원법 제33조(결격사유) 각 호의 결격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않는 자 △병원 경영 및 행정실무 경험자 우대 등 단 2가지 뿐이다. 국가공무원법 33조의 결격 사유는 피성년후견인,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범죄만 저지르지 않았으면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이는 비상임감사임에도 감사관련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지방 공사보다 못한 것이다.
대구의 지방 공사인 '대구도시철도공사' 비상임 감사의 경우 △조사·평가 등의 업무를 2년 이상 담당한 경력△변호사 또는 공인회계사로서 2년 이상 근무한 경력△ '고등교육법'제2조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학교에서 감사 관련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분야에서 조교수 이상으로 2년이상 재직한 경력 △공공기관에서 2급 이상 직급으로 감사, 예산·회계, 조사·평가 등의 업무를 2년 이상 담당한 경력△공공연구기관 또는 상장법인에서 감사 관련 업무에 2년 이상 근무한 경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구도시철도공사의 경우 비상임인 탓에 매달 150만원 정도 활동비를 지급, 연봉으로 환산하면 1천 8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사실상 아무런 자격조건이 없는 국립대병원 상임감사의 연봉은 1억원 이상인 것은 물론 최근 5년간 매년 인상됐다.


올해 책정된 상임감사의 연봉은 1억3천400만원 가량으로, 2016년 상임감사 연봉(1억1천300만원)으로 18%가량이 인상됐다. 또 알리오에 공시자료가 공개돼 있는 2016년 이후 매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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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경북대병원 상임감사의 연봉. 자료가 공개돼 있는 2016년 이후 매년 인상됐고,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지난해에도 1천만원 가량이 인상됐다.
이에 대해 경북대병원 한 교수는 "예전에는 교육부 공무원 출신 등이 오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거의 정치권 낙하산이 상임감사로 내려오다 보니 제대로된 견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낙하산 감사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최소한 감사 업무를 해봤거나 능력을 갖춘 인물 중에 내려보내려는 노력이라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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