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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없는 행동 반복 '틱장애'…아이는 과도한 관심 "괴로워"

2021-08-10

운동틱·음성틱으로 분류…호전됐다 없어지거나 다른 증상으로 변하기도
참는다고 없어지지 않아…일부러 모른 체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대해줘야

의미없는 행동 반복 틱장애…아이는 과도한 관심 괴로워

최근 들어 인터넷과 TV 등을 통해 '틱'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편견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자녀가 이런 증상을 보일 경우 힘들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는 보호자 대부분은 아이의 틱 증상이 진짜 틱이 맞는지부터 확인하게 되고 맞다는 진단이 나오면 표정이 어두워지게 된다. 틱 증상을 아이가 일부러 만들어 낸 습관이라고 말을 하거나 양육자의 잘못된 양육 방식으로 인해 생겨났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여전하다. 이 때문에 틱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틱 증상 자체보다 이런 잘못된 정보와 편견에 힘들어지는 일이 더 많다.

◆발생 원인은

틱이란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이고 비율동적인 동작이나 음성 증상을 말한다. 틱 증상은 잠깐 동안 환자가 참거나 조절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행동을 하게 되는 불수의적 혹은 반불수의적인 행동 또는 소리다.

틱 증상은 눈 깜빡임이나 코 찡그리기, 입 씰룩거리기 등의 운동 틱과 '음, 음' 하는 소리 혹은 '킁, 킁' 하는 소리, 헛기침과 같은 음성 틱으로 크게 나눠진다. 목 꺾기, 어깨 으쓱하기, 배 꿀렁거리기, 트림하기, 욕설하기 등의 증상도 있다. 한 가지 틱이 지속되는 게 아니라 동일인에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러 다른 증상으로 변화하기도 한다.

틱 장애는 스트레스나 잘못된 양육 등의 환경적인 영향으로 생겨나기보다는 태어날 때부터 틱이 생기기 쉬운 취약성을 가지는 생물학적인 원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다시 말해 양육자 혹은 아이의 잘못으로 틱 증상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틱이 생기고 나면 다양한 심리적, 환경적 원인이 틱 증상을 악화시키게 된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틱 증상이 악화되기도, 인터넷 게임이나 TV 시청 중에 틱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틱 증상은 잠시 있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틱 증상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그렇기 때문에 틱 증상이 좋아지거나 나빠졌을 때 무엇 때문에 좋아지고 나빠졌는지에 대해서 과도하게 걱정을 하면서 불안해하는 것은 틱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계명대 동산병원 이호준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틱 장애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틱 증상 자체보다 틱 증상으로 인해 생겨나는 2차적인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고통이기 때문에 틱을 가진 아이와 보호자들은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치료하나

틱의 치료에는 약물·행동치료, 정보제공, 동반질환의 치료 등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틱 장애에 대한 이해다. 틱은 누가 잘못해서 생긴 것도, 억지로 참는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틱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틱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편감이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나 자존감 저하,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이 틱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경우 틱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스스로는 아무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는데 양육자나 주위 사람들의 걱정과 불안 때문에 힘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아이의 틱이 하루에 몇 번 있는지를 양육자가 세어야 한다든지, 아이가 다 느끼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틱 증상을 양육자가 보고도 못 본 체해야 한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들이 알려져 있다. 틱을 가진 아이를 그렇게 부자연스럽게 대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오히려 이런 부자연스러운 보호자의 행동은 아이를 더 불편하게 한다. 틱이 있는 아이를 안심시키고 틱으로 인해 아이가 불편한 점은 없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는 게 좋다. 부모도 틱에 대해서 안심을 하면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다.

틱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생물학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약물 치료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모든 틱 환자가 약물 치료를 해야 하는 건 아니고 약물치료만으로 틱이 완치되는 것도 아니다. 약물치료의 가장 큰 목표는 틱 증상을 줄여 틱으로 인한 불편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보통 진료실에서 △아이가 틱 증상으로 인해 주관적인 불편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나 주위에서 틱을 지적하거나 놀리는 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틱 증상으로 스스로 자존감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 △틱 증상 중 동작이 커서 아이의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 △음성틱으로 인해 주위 시선을 반복적으로 받게 되는 경우 △아이는 다 괜찮은데 보호자가 아이의 틱 증상으로 지속적으로 신경 쓰고 불안해져서 아이에게 이러한 감정들이 부정적으로 전달이 되는 경우에 약물 치료를 권유한다.

아이들의 틱 증상에 사용되는 약물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비교적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간혹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약물치료를 중단하거나 다른 약으로 교체하고 나면 대부분 부작용이 사라진다. 틱 장애는 생물학적으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강박증과 유전적 취약성을 함께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틱 장애로 인해 불안, 우울 등의 정서적 어려움을 함께 겪는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평가와 치료도 중요하다.

틱 증상이 있다는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 아이의 생활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의사와의 상담이나 심리검사 등을 통해 아이의 전반적인 사고, 정서, 인지 영역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게 필요하다.

이호준 교수는 "틱 장애는 보통 100명 중 3~4명 정도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또 틱 증상은 사람에 따라 잠시 있다가 사라질 수도 있고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며 "틱 장애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정확한 이해와 치료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틱 증상 자체가 아니라 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전반적인 삶의 질과 정서적인 안정이 우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이호준 계명대 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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