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속에서 되살아난 늪지 생태…정원문화 전환점으로
사계절 꽃 피는 12만㎡ 대규모 정원…시민 쉼터로 각광
군비 10억 투입, 수변데크·주차장 등 기반시설 대폭 확충

과거 늪지였던 이곳은 산업단지 조성으로 기능을 잃은 뒤, 생태 복원과 정원 조성을 통해 대구 최초의 '지방정원'으로 탈바꿈했다. <달성군 제공>
산업단지 조성으로 기능을 상실했던 늪지가 도시의 품에서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1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에 있는 '세천늪테마정원'이 최근 대구시 최초의 '지방정원'으로 공식 등록됐다. 산업화로 사라졌던 생태 기억이 도심 속 녹색 공간으로 복원된 것.
세천늪테마정원이 들어선 세천리 일원은 본래 늪지였다. 금호강과 마천산, 청룡지맥의 궁산이 둘러싼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의 명당으로 불렸다. 하지만 산단개발 과정에서 저류지로 전환되며 본래 모습을 잃었다. 그래도 자연은 쉽게 자취를 감추지 않았다.
2012년부터 수목 임시보호지로 활용되던 이곳은 2021년부터 국·군비가 투입되며 정원 조성사업이 시작됐다. 명칭도 '세천늪'을 되찾아, 자연과 기억과 함께 복원됐다.
지방정원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자체가 조성·운영한다. 총면적 10만㎡ 이상, 녹지율 40% 이상, 체험·편의시설을 충족해야 한다. 달성군은 이 기준을 충족하기위해 10억원을 들여 화장실, 수변데크, 물레방아오두막 등을 정비했다. 특히 지난 5월엔 인근에 240면 규모의 노상주차장도 확보했다.
총면적 12만4987㎡ 규모의 세천늪테마정원은 봄 튤립, 여름장미, 가을 핑크뮬리 등 사계절 꽃들이 이어지며 이미 SNS를 중심으로 '도심 속 숨은 명소'로 자리 잡았다. 삭막할 수 있는 산단 속에서 시민들에게 자연과의 교감을 회복시켜주는 치유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번 지방정원 등록은 대구시 정원 정책 패러다임을 확 바꾸는 이정표다. 그간 시민공원과 도시숲 중심의 녹지 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태적 가치와 정원문화가 공존하는 새로운 녹색 플랫폼의 가능성을 열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세천늪테마정원은 과거 자연을 복원해낸 생태 정원이자, 지역 정원문화 확산의 거점"이라며 "단순한 휴식처 개념을 뛰어 넘어 누구나 찾고 머무르고 싶은 '명품 정원'으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