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풍 '마이삭'·'하이선'으로 섬락 발생, 8기의 원전 가동 중단
안정적인 전원 공급 위해 비상·예비 디젤발전기·이동형 발전차 갖춰
최근 지구온난화로 태풍의 규모가 커지고 자주 발생해 태풍의 영향으로 원자력발전소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6기의 원전에 소외 전원이 중단돼 비상 디젤발전기가 기동된 고리본부 전경. <한수원 제공> |
최근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다에서 에너지를 얻어 발달하는 태풍의 세기가 강해지고 있다.
태풍의 규모가 커지고 자주 발생해 원자력발전소의 태풍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한울·고리·새울·한빛원자력본부에서 가동 중인 24기의 원전은 태풍에 안전할까?
지난해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고리·월성본부에서 총 8기의 원전이 소외 전력계통 문제로 가동이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리본부는 지난해 9월 3일 부산에 상륙한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초속 32.2m의 강풍으로 고리 1~4호기, 신고리 1·2호기 등 6호기의 원전이 시차를 두고 소외 전원 공급이 중단돼 비상 디젤발전기가 기동 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정상 운전 중이던 고리 3·4, 신고리 1·2 등 4호기가 정지된 것.
월성본부도 지난해 9월 7일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초속 33.1m의 강풍으로 월성 2·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정지되는 상황에서 소외 전원이 유지돼 원자로가 60% 출력상태로 가동됐다.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고리·월성본부의 8기 원전에서 소외 전력계통에 문제가 발생하자 원자력안전위원회·산업통상부가 소외전원 차단경로와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합동 조사를 벌였다.
원자력발전소는 원자로에서 열에너지를 발생 시켜 그 힘으로 터빈을 회전시키고 전기를 생산해 송전 설비를 통해 외부 변전소 등으로 송전을 하고, 동시에 원자로 냉각재 계통 등 안전설비 등에 필요한 전력을 외부 송전 설비에서 공급받고 있다.
원안위·산업부는 합동 조사 결과, 고리 1~4호기와 월성 2·3호기는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량을 계측하는 계기용 변성기에 태풍 때 강풍에 동반된 염분이 흡착돼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하면서 불꽃이 튀는 '섬락(閃絡)'이 발생해 스위치 야드의 차단기가 개방돼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고리 1·2호기는 강풍으로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765kV 송전탑으로 송전하는 점퍼 선이 철탑 구조물에 가까워지면서 섬락이 발생, 소외 전원 공급이 중단돼 원전이 정지되고 비상 디젤발전기가 가동됐다.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원전 정지 등 사고가 발생하자, 한수원은 안전한 원전 운영을 위한 단기와 중·장기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단기 개선은 △절연체 표면에 들러붙은 염분과 먼지 제거 △염분 표면에 들러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실리콘으로 코팅 등을 시행했다.
중·장기 개선으로 △태풍 내습 때 발전소 운영 기준안 수립·이행 △염분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설비를 보호하기 위해 밀폐형 가스절연 모선(GIB)으로 개선 △전력 설비 유지관리 기준 개선과 동일 설비 손상에 대비한 긴급 복구체계를 구축했다.
한수원은 태풍 등 자연재해에도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3중 자체 전력을 갖췄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원자력발전소에 외부 전원이 차단될 때 자체적으로 설치된 비상 디젤발전기(호기별 2대)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한다. 비상 디젤발전기에는 내진설계로 지진 발생 때도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추가로 전원 확보를 위해 별도의 디젤발전기가 예비로 설치돼 있고, 차량에 탑재해 이동이 가능한 '이동형 발전차'도 갖춰져 있다.
이에 따라 전력계통이 일시에 차단될 때 비상 디젤발전기·예비 디젤발전기·이동형 발전차와 같은 2·3중의 자체 전력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한수원은 지난 2013년 '자연재해연구센터'의 문을 열고, 지진과 활성단층의 실시간 감시는 물론, 태풍과 해일, 호우 등 발전소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자연 재해에 대해 심층 연구를 하고 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송종욱
경주 담당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