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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더 취약한 치매, 치료 빠를수록 진행 느리다

2021-09-14

환자 97%는 65세 이상·72%는 여성
80세 이상의 노인 유병률 40% 달해
정신과 질환으로 잘못 보일 수 있어
이상행동시 보호자·의사 확인 필수

여성이 더 취약한 치매, 치료 빠를수록 진행 느리다

오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치매극복의 날'이다. 국내에서도 2011년 8월 '치매관리법'이 제정되면서 같은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또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매년 9월21일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치매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고통을 겪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더욱이 이런 치매 환자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42만4천238명이던 치매환자는 2017년 45만9천421명, 2018년 51만1천931명, 2019년에는 55만1천845명, 지난해에는 56만7천433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 중 65세 이상이 97%를 차지했고, 성별로 보면 여성이 41만2천256명으로 전체의 72% 이상을 차지했다.

◆80세 이상 치매 유병률 40% 이상

치매는 지적 수준이 정상이던 사람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전과는 다르게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을 하는데 장애를 보이는 증상이다. 여기에는 기억장애, 언어장애, 시간과 공간 개념의 저하, 계산력의 저하, 성격과 감정의 변화 등도 포함된다.

치매 위험인자는 고령, 여성, 가족력 등 유전적 요인이 있고 교정과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는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흡연, 심장질환 등의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 과도한 음주, 우울증, 스트레스, 뇌 손상, 저학력 등이 있다.

65세 이상 노인에서 치매의 유병률이 9.5~13%, 80세 이상에서는 40% 이상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뇌세포의 퇴행성 소실로 이상 단백질이 축적되는 알츠하이머 병과 뇌졸중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가장 흔한 치매의 유형이고 파킨슨 병도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우울증, 저나트륨혈증·갑상선 기능이상·저혈당, 신장 및 간 기능이상 등 신체의 대사성 질환 , 보행장애·소변실금·치매를 특징으로 하는 뇌수두증, 저산소 혈증의 과거력, 뇌종양, 과도한 음주 등도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초기 치매는 경도인지장애로 진단하기도 한다. 이는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기억력이 떨어진 것 같다'는 말을 듣지만, 일반적인 인지 기능은 정상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나 교육 수준에 비해 인지기능은 저하되어 있는 상태로, 뇌를 부검해 보면 이미 치매의 병적 소견이 나타나 있다.

임상적으로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된 후 연간 약 15%가량이 치매로 진행된다. 그런 만큼 중노년기의 기억장애는 건망증 이외에도 치매의 전 단계 혹은 초기치매인 경도인지장애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밝혔다.

◆치매, 증상에 따라 치료

환자와 보호자 면담을 통해 치매로 볼 수 있는 증상들이 있는지, 그 정도가 어떤지 등의 상황을 확인한다. 이는 치매의 진단의 첫 단추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노인들의 경우 생활이 단조로운 것은 물론 상당수가 자녀들과 떨어져 혼자 사는 경우가 많고, 만나는 사람도 제한되어 있다. 이런 탓에 일상생활 수행에 지장이 있는지를 병력 청취를 통해 알아내기가 어렵고, 자신의 장애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 진단하기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진료실에서 이런 과정을 반드시 거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치매 유무를 판가름 지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온종일 무엇을 하는지, 경로당에 가서 화투를 친다면 돈을 따는지, 주변에서 이상하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지,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람 등을 통해 집정리 상태, 음식 맛 등이 전과 달라지지는 않았는지, 농사를 지을 때 매년 해오던 일들을 빠뜨리지는 않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질문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부모가 경도인지장애를 보일 경우 자녀들이 이런 기준으로 변화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치매라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상태로 인식할 뿐 치매에서의 '이상행동'은 그 단어조차도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이상행동은 치매 환자에서 흔히 나타날 뿐만 아니라 정신과적 질환으로 오인될 수 있다.

약물 치료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망상, 환각, 초조·공격성, 우울증, 불안, 다행감, 무감동, 탈억제, 쉽게 화냄, 반복적인 행동, 불면증, 식습관의 변화, 무의지증 등도 보호자와 의료진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치매는 노인성치매(알츠하이머병) 외에 뇌졸중, 파킨슨병, 대사성 질환 등에 의해서도 유발되는 만큼 신경과 전문의의 진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혈액검사 뇌 MRI, CT 로 원인 질환들을 감별하고 신경심리검사(기억력 검사)를 통해 실제로 인지기능의 저하가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나타내주고 치료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치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완벽한 방법은 나와 있지 않지만 증상에 따른 치료법은 마련돼 있다.

증상이 단순한 건망증이라면 특별한 약물치료는 필요 없다. 메모를 습관화하거나 적당히 쉬고 스트레스를 줄여 기억력이 개선되도록 노력하면 된다. 뇌종양이나 대사성 질환은 수술이나 내과적 치료로, 뇌수두증의 경우 뇌척수액의 배액을 통해 호전이 가능하다.

또 알츠하이머 병은 인지기능의 향상과 행동치료에 세계적으로 공인된 약제인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토코페롤, 은행잎 성분 약제들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혈관성 치매인 경우 항혈소판제 등의 동반 사용이 필요하다.

계명대 동산병원 이현아 교수(신경과)는 "초기 치매일수록 치료 효과가 높고, 경도인지장애인 경우에도 치료에 의해 치매로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면서 "치매는 암이나 성인병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중요하고, 원인에 따라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 조기에 치료할수록 효과가 좋은 질병인 만큼 이상이 발견될 경우 곧바로 전문의를 찾아 세심하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이현아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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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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