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같은 달달한 사랑 탈피
금기 넘어서는 파격 설정까지
새 콘셉트 연애 리얼리티 화제
자극적인 측면 과도하게 부각
일부 출연자 인신공격 시달려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화려한 부활이 시작됐다. 공중파, 케이블, 종편은 물론 OTT 플랫폼까지 새로운 콘셉트로 무장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대중의 기대와 관심을 모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런데 이번엔 좀 더 파격적이다. 실제로 사귀다 헤어진 커플을 한 자리에 부르고, 친구와 연인의 경계에 있는 남녀, 권태기에 접어든 연인, 그리고 한 번 결혼했다가 돌아온 사람들까지 훨씬 맵고 자극적인 연애의 맛으로 시청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좀 더 세고 자극적으로
결혼을 전제로 할 때 그 만남은 보다 진실해진다. 이른바 짝짓기 프로그램은 결혼을 전제로 출연자 간 미묘한 감정을 나누고 만남에 성공한다는 큰 틀 안에서 변주를 거듭해 왔다. 앞서 방영된 '하트시그널' '로맨스 패키지' 등은 선남선녀들이 한 공간에서 '썸'을 타고 삼각관계를 형성하면서 파생되는 설렘과 긴장을 통해 일종의 판타지를 구현했다. 하지만 최근 프로그램들은 연애가 드라마와 같은 판타지가 아닌, '리얼한 현실'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때문에 이제껏 봐온 연애 예능의 구도와 상식선에서 살짝 비켜나 있다. 헤어진 커플들을 다시 한자리에 불러 모으고, 이별의 단계에 놓인 커플들에게 상대방을 바꿔가며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떠나간 사랑 때문에 아프고, 상대의 마음이 자신과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출연자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품게 만든다.
세상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 단순한 진리는 연애에도 통용되는데, 요즘 가장 핫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티빙의 '환승연애'는 이를 제대로 적용해 뜨겁고 설렘 가득한 서사를 제공한다. 주인공은 다양한 이유로 헤어진 커플들이다. 그들을 소환해 전 애인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인연과 자유롭게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금기의 영역을 넘은 다소 파격적인 설정이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극적인 멜로드라마를 보듯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심하게 감정을 이입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헤어진 연인과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상상을 해봤기에 '환승연애'는 바로 이러한 보편적 심리를 자극한다. 사랑이란 감정의 좌표를 고민하는 일종의 흥미로운 시험대가 된 것이다.
'환승연애'의 이진주 PD는 "요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연애 심리 실험 같은 성격을 지녔다. 출연자들 사이에선 사랑 외에도 경쟁심, 질투, 소유욕 등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에 단순히 누군가의 연애를 구경하기 위해 시청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은밀한 욕망이 보다 구체화할수록 보편적인 공감과 반발이 더욱 심하게 발동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의 콘셉트 또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별을 고민 중인 커플들이 일주일간 한집에 모여 살며 다른 이의 파트너와 데이트를 해본다는 설정인데, 소위 '양다리 연애'를 조장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체인지 데이즈'의 이재석 PD는 "논란이나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커플이 만족스러운 결정을 내리는 데 많은 참고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종영한 MBN의 '돌싱글즈'는 이미 결혼 경험이 있는 돌싱남녀 8인이 합숙을 통해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뤘다. 자녀 여부에 따라 상대의 선택이 달라지는 현실적인 심리 변화, 싱글맘-싱글대디의 '공동육아 동거' 등 같은 아픔을 지녔기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결혼과 이혼에 대한 솔직하고 생생한 담론이 주목을 받았다. "주변에 이혼 사실을 이야기할 때 레퍼토리가 생기더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고, "이혼을 후회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치열한 토론이 오가는 등 출연자의 솔직한 속내 고백에 뜨거운 위로도 이어졌다. '돌싱글즈'는 인기에 힘입어 10월 중 시즌2를 전격 론칭한다. 이밖에 NQQ·SBS 플러스의 '나는 솔로', 왓챠의 '러브&조이' 등은 익숙한 포맷으로 미혼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출연자 보호장치 마련 시급
시청자들은 왜 매번 새로운 것을 보듯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것일까. 비슷한 포맷이라도 그 안의 캐릭터들이 다르고, 그들이 만드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주제라는 점에서도 자연스럽게 현실적인 공감대가 형성된다. 다른 한편으론 인간의 관음적인 욕망과 속물 같은 근성을 충족시킬 수 있다.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연애 예능은 나이대와 성향에 따라 더욱 세분화할 수 있고, 다양한 변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재석 PD는 "솔직히 지상파라면 못했을 것 같다"며 "카카오TV처럼 디지털 플랫폼이 소재나 주제에 대해 많이 열려 있는 편이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자극적인 측면을 과도하게 부각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출연자에 대한 비난과 인신공격도 종종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돌싱글즈'에 출연했던 이아영씨는 "의도적인 악성 댓글이 있었다"며 "결혼과 육아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전 남편도 인정했고, 남의 돈으로 사치를 부려본 적 없는데 그런 악플을 꾸준히 다는 사람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럴 때마다 제작진은 공식 채널의 댓글 창을 폐쇄하는 조치를 하지만 미봉책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김광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앞으로도 그런 일들이 계속 양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법적인 조치를 하는 강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좀 더 세고 자극적으로
결혼을 전제로 할 때 그 만남은 보다 진실해진다. 이른바 짝짓기 프로그램은 결혼을 전제로 출연자 간 미묘한 감정을 나누고 만남에 성공한다는 큰 틀 안에서 변주를 거듭해 왔다. 앞서 방영된 '하트시그널' '로맨스 패키지' 등은 선남선녀들이 한 공간에서 '썸'을 타고 삼각관계를 형성하면서 파생되는 설렘과 긴장을 통해 일종의 판타지를 구현했다. 하지만 최근 프로그램들은 연애가 드라마와 같은 판타지가 아닌, '리얼한 현실'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때문에 이제껏 봐온 연애 예능의 구도와 상식선에서 살짝 비켜나 있다. 헤어진 커플들을 다시 한자리에 불러 모으고, 이별의 단계에 놓인 커플들에게 상대방을 바꿔가며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떠나간 사랑 때문에 아프고, 상대의 마음이 자신과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출연자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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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보호장치 마련 시급
시청자들은 왜 매번 새로운 것을 보듯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것일까. 비슷한 포맷이라도 그 안의 캐릭터들이 다르고, 그들이 만드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주제라는 점에서도 자연스럽게 현실적인 공감대가 형성된다. 다른 한편으론 인간의 관음적인 욕망과 속물 같은 근성을 충족시킬 수 있다.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연애 예능은 나이대와 성향에 따라 더욱 세분화할 수 있고, 다양한 변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재석 PD는 "솔직히 지상파라면 못했을 것 같다"며 "카카오TV처럼 디지털 플랫폼이 소재나 주제에 대해 많이 열려 있는 편이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자극적인 측면을 과도하게 부각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출연자에 대한 비난과 인신공격도 종종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돌싱글즈'에 출연했던 이아영씨는 "의도적인 악성 댓글이 있었다"며 "결혼과 육아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전 남편도 인정했고, 남의 돈으로 사치를 부려본 적 없는데 그런 악플을 꾸준히 다는 사람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럴 때마다 제작진은 공식 채널의 댓글 창을 폐쇄하는 조치를 하지만 미봉책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김광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앞으로도 그런 일들이 계속 양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법적인 조치를 하는 강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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