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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식의 시중세론] 도시의 경쟁력

2021-10-01

교통 인프라 중 핵심은 항공

관문공항 잇는 철도 만들고

시민 활동·통행시간 줄이는

도시공간 시스템 구축해야

지방도시 쇠퇴 막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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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명예교수

최근 들어 지방도시의 쇠퇴와 인구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방도시 스스로가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왜냐하면 중앙정부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정책의지가 다소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원리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입지와 인구이동을 국가가 강제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경쟁력 향상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역시 교통 인프라다. 공항, 항만, 철도(도시철도 포함), 도로가 바로 그것이다. 이 가운데 요즘은 역시 공항이 핵심이다. 왜냐하면 우리 경제와 산업이 외국과의 교역과 인적 교류에 의존하고 있고, 여객과 화물의 항공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국제항공수요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가파른 경제성장, 저비용항공사들의 급격한 성장과 항공시장 점유율 확대, 그리고 한·중·일 및 아세안 국가들의 항공시장통합(Open Sky)으로 향후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될 경우 미래의 공항은 지금의 KTX 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과 같은 정도의 위상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반듯한 공항'이 주변지역에 있어 도시의 관문공항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하고, 개별 도시들은 공항과의 빠른 접근교통망을 확보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 공항철도의 확충은 물론이고, 향후 상용화가 전망되는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의 활용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도시는 인간의 삶과 경제활동을 담는 그릇이다. 도시의 인구규모는 도시가 먹여 살릴 수 있는 경제력에 의해 좌우된다. 따라서 도시공간은 그 도시의 산업생산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산업생산을 위한 도시공간의 조성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집적경제(agglomeration economies)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유사한 업종이나 산업연관관계가 높은 업종을 인접한 공간에 집적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개별 도시들마다 특화산업의 클러스터를 만들고, 클러스터 내에서 전문화된 지식과 기술을 쉽게 획득할 수 있으면서 협력과 경쟁, 그리고 혁신이 함께 일어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한편 삶의 공간으로서 도시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활동에 통행시간과 통행비용이 적게 드는 도시공간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4년 파리시장에 취임한 안 이달고(Anne Hidalgo)는 파리시민들의 '15분 도시' 실현을 정책공약으로 제시하고, 자신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주거지와 인접한 곳에 문화·체육·의료·상업시설의 배치를 추진하였고 2020년 재선에 성공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4월 있었던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21분 도시'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부산시장 당선자는 후보시절 '15분 도시'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 만큼 효율적인 도시공간의 조성이 현실적으로도 중요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도시공간을 만들기 위해 직주근접, 혼합적 토지이용(mixed land use), 압축도시(compact city) 개발, 다핵분산도시(多核分散都市) 전환, 대중교통지향형 개발(TOD: Transit-Oriented Development)의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시민들의 통행시간과 통행비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도시공간구조와 교통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영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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