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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칼럼] 콘텐츠 홍수 속 사라져가는 아침드라마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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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혜〈주〉판권연구소 대표

김치 싸대기를 날리고, 스파게티 싸대기를 날리며 자극적인 요소들로 뭇어머니의 사이다를 담당하던 아침드라마들이 하나둘씩 종영되더니 이제 지상파 3사 모두가 아침드라마 폐지 순서를 밟고 있다.

일찌감치 폐지한 KBS와 긴 시간 방영한 추억의 뽀뽀뽀를 폐지하면서까지 아침드라마를 편성하던 MBC도 다시 또 드라마를 폐지하고 뽀뽀뽀를 부활시켰고 남아있던 SBS마저 폐지 결정 소식을 전했다.

아침드라마는 평일 오전 8시부터 9시 전후로 방송되는 드라마들을 가리킨다. 연속극 형태로 대체로 불륜, 출생의 비밀, 복수 등 자극적인 소재로 주로 주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물론 대체로 비슷한 소재와 클리셰의 반복은 작품의 제목과 연기하는 배우들만 바뀔 뿐 '거기서 거기'라는 비판을 받아오기도 했다.

SBS 관계자는 아침드라마 폐지에 대해 "아침 시간대가 몰입도 높은 드라마보다는 보도, 생활정보, 교양프로그램이 더 최적화되고 있는 시간대라 보고, 교양 프로그램 확대로 대중의 요구에 부합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재 SBS의 마지막 아침드라마로 장식될 '아모르파티'는 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 10%만 넘어도 '대박'으로 평가받는 최근 드라마 시청률 상황에서 상당히 준수한 성적이다.

그렇기에 '아침드라마의 폐지'보다는 지상파 3사의 드라마 편성을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생' '응답하라 시리즈' 등 다양한 드라마들이 케이블에서 성공하며 이제는 방송사 구분 없이 웰메이드 드라마를 어떤 채널에서든 만날 수 있게 되었고, 현재 넷플릭스·유튜브·왓챠 등 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들은 나날이 증가하기에 더 이상 지상파 3사만의 장점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비용도 상당하지만 1년 동안 편성 슬롯을 열고 유지하는 데에도 수백억원이 들고, 그럼에도 더 이상 전처럼 꼭 지상파 3사여야 웰메이드라는 인식도 사라져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지도 않으니 드라마 슬롯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

드라마의 방영 형태 변화도 눈여겨볼 만한 변화인데, 예전에는 60분을 내리 방영하며 월화드라마, 수목극, 연속극, 주말드라마의 형태들이었다면, 이제는 호흡도 짧아져 20~30분으로 나누어 방영 후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고 주 1회로도 편성을 한다.

시청자들은 넘쳐나는 선택지 속에 이제 더 이상 굳이 매일 혹은 주 2회씩 한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넷플릭스의 'D.P'나 웨이브의 '유 레이즈미업'처럼 하루에 전편을 다 공개하는 드라마들도 볼 수 있고, '펜트하우스'나 '슬기로운 의사생활'처럼 주 1회만 방송하는 작품을 찾기도 한다. 작품성만 있다면 주 1회 방영만으로도 드라마가 화제성을 몰고 올 수 있기에 점점 드라마 편성의 주기도, 영상의 호흡도 짧아지고 있다.

주부들의 여가를 담당하던 아침드라마가 사라진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앞서 설명한 사회 변화에 따라 이는 지극히 당연한 순서로 보인다. 45~60%대의 시청률이 나왔을 정도로 드라마가 몇 작품 없었던 시기도 있었으니, 이제는 넘쳐나는 콘텐츠 속에서 마음껏 선택하며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복에 겨운 일이지만, 콘텐츠 홍수시대에 인스턴트화한 콘텐츠 소비문화 형태는 경계를 할 필요성도 보인다.
박성혜<〈주〉판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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