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화학과 교수 |
현대인들은 많은 시간을 건물이나 차 등의 실내에서 보낸다. 기온이 내려가면 창문을 잘 닫게 되는데, 그만큼 실내의 공기질은 악화되기 쉽다. 그 이유는 실내에는 다양한 오염원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새 집이나 새 차에는 다양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농도가 높을 수 있고 오래된 집에서는 진드기와 곰팡이는 물론이고, 낡은 파이프로부터 다양한 유해 가스가 샐 수 있다. 요리 및 실내 연소도 이산화질소 및 미세먼지의 농도를 높일 수 있고, 신축된 혹은 지표와 가까운 건물의 경우 폐암의 원인이 되는 라돈 농도도 높을 수 있다.
인간의 호흡에 의해 CO2는 축적되고 산소 농도는 대기의 21%에 비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예로 4명이 차 안에서 환기 없이 10, 20, 30분 지내면 산소는 각각 약 20.3, 19.6, 19.2%로 떨어진다. 산소 농도가 낮으면 다양한 나쁜 영향이 발생한다. 예로 한국에서 고도 0m, 500m, 1천m에서 살면 10만명당 각각 25, 33, 41명이 자살해 고도가 높을수록 자살률이 증가하고 미국에서도 고산지대에 살면 총기를 소유한 것보다 자살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쥐에게 산소 부족을 유발하는 자극을 주면 우울증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실내공기질 관리기준'에 따라 공기질을 관리해야 하나, 그 기준을 충족해도 실외 공기에 비해 질이 나쁠 수 있다. 우선 CO2의 관리기준은 1천PPM이므로 대기의 약 400PPM에 비해 매우 높고 그만큼 산소 농도는 낮다. 다양한 건축물 중 관리기준이 중간 수준인 도서관과 학원(의료기관은 상대적으로 관리기준이 엄격하나 실내 주차장과 체육시설은 관리기준이 약하다)의 경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기준은 각각 100 및 50㎍/㎥ 이하이며, 이는 흔히 대기오염 정도를 말할 때 듣는 '나쁨'(각각 81~150 및 36~75㎍/㎥)의 중간 수준이다. 따라서 관리기준을 잘 지킨 도서관에서 지내는 것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쁜 야외에서 지내는 것과 비슷한 영향을 받을 수가 있다.
좋은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기를 충분히(매일 2회 이상, 30분씩) 해야 한다. 천연 공기 정화기라고 불리는 식물을 많이 키우는 것이 좋고 담배는 물론이고 다양한 실내 연소, 향불 사용을 최소화하고 요리를 할 경우에는 반드시 레인지 후드를 가동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내 공기질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일산화탄소와 라돈 등의 검지기를 설치, 대비함도 필요하다.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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