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입찰가 12.5억 노량진 상가 16.2억에…52억 청담동 꼬마빌딩 120명 몰려 102억에 낙찰
"큰맘 먹고 최저입찰가에서 20% 높여 응찰했는데 6번째 가격이라니 허탈…너무 과열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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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
지난 8일 오전 9시30분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경매법정. 경매 4계의 부동산 매각 입찰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다양한 연령대였으며 성비는 반반 정도였다. 9시40분쯤 법원 직원이 게시판에 오늘의 경매 물건이 표시된 인쇄물을 붙이자 10여 명의 입찰 참여자들이 게시판 앞에 모여 관심있는 물건을 훑어봤다. 경매법정 복도 한편에는 7~8명이 모여 있었고 이들 중 한 명이 경매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아마도 경매 학원의 수강생들이 실습나온 듯 보였다. 경매 전문 업체에서 나온 한 청년은 모인 사람들을 살펴 보고는 "오늘도 사람들이 많네"라고 혼잣말을 했다. 입찰은 10시부터 시작됐다. 100명의 시민이 경매 법정과 복도에서 응찰하거나 이 장면을 지켜봤다. 이날 입찰에 붙여진 물건은 21건. 1시간10분 동안 진행된 입찰에 56명이 응찰했다. 이들 중 이날 기일이 아닌 물건에 응찰한 이가 3명이나 됐다. 주변에서 누군가가 "저 사람들은 아마 초보일 거야"라고 말했다. 이날 경매 물건 가운데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건 경산의 한 아파트로 모두 13명이 응찰했다. 이 물건의 최저 입찰가가 5천180만원이었고 낙찰가는 6천671만원이었다. 낙찰가율이 129%였다.
권재우(56)씨는 부동산경매 전문가다. 권씨가 주로 사용하는 전략은 한 번 정도 유찰돼 입찰가가 최초보다 20% 정도 떨어진 물건에 응찰하는 것이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기존의 전략으로는 낙찰을 받기 어려울 정도로 낙찰가율이 높아졌다. 권씨는 20일 전쯤부터 눈여겨봤던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68㎡ 1층 상가와 강남구 청담동 168㎡ 지하 2층 지상 4층 꼬마 빌딩을 의뢰인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전략을 바꿨다.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최저가보다 20% 정도 올려 응찰하자"고 의뢰인에게 제안했고 의뢰인은 흔쾌히 동의했다.
지난 2일 권씨는 동작구 노량진의 1층 상가 건물 경매 입찰에 응찰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원으로 향했고, 직원을 강남구 청담동 물건을 담당하는 서울북부지법으로 보내 대리 응찰케 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부터 서울중앙지법원 211호 법정에는 삼삼오오 응찰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10시부터 경매 3계 물건 11건에 대한 입찰이 시작했다. 권씨는 노량진의 1층 상가 최저 입찰가인 12억5천814만2천400원보다 20% 정도 높은 15억1천177만원에 응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법정으로 오는 사람들의 늘어났고 입찰이 끝날 즈음인 11시10분까지 200여 명 정도가 입찰에 참여했다. 11시30분쯤 권씨가 응찰한 물건에 대한 입찰 결과를 발표했다. 이 물건에는 12명이 응찰했고 낙찰자는 16억2천999만원을 쓰낸 법인 참여자였다. 차점자는 16억1천여 만원을 적은 사람이었으며 권씨의 응찰가는 전체 참여자 가운데 6번째 높은 가격이었다. "정말로 과열됐네. 당분간 입찰에 참여하지 말아야 하나." 권씨가 법정을 나설때 서울북부지법에 갔던 직원으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다. '꼬마빌딩 최저입찰가 52억1천903만3천100원. 우리는 65억2천300만원에 응찰. 낙찰가는 102억5천100만원. 낙찰가율은 무려 196%. 120명 응찰'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권씨는 한동안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글=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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