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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소홀한 고등교육 투자, 더 큰 禍를 부른다

202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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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편집국 부국장

교육부는 여전히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인색하다. 올해 예산도 마찬가지다. 올해 교육부 예산은 89조6천251억원이다. 증가분은 전년 대비 18.2%로 예년에 비해 예산 증가폭이 큰 편이다. 이 가운데 유아 및 초·중등분야 예산은 전년대비 20.6% 늘어난 반면 고등교육예산은 6.8% 인상에 그쳤다. 교육부 예산 증가의 절대치가 유아 및 초·중등 예산에 집중된 것이다. 고등교육 예산은 전년 대비 7천554억원 증액된 11조9천9억원인데 이 가운데 국가장학금이 전년대비 6천621억 증액됐다. 고등교육예산 증가분의 대부분이 국가장학금 증액분인 것이다. 그렇다보니 4년제 대학혁신지원 사업비(Ⅰ유형) 579억원, 전문대학혁신지원 사업비 365억원, 2021년 대학기본역량 진단 결과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일반재정) 지원 대상으로 미선정된 대학에 대한 추가 선정 지원비 320억원, 대학혁신지원(Ⅱ유형) 420억원,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 730억원 증가에 그쳤다.

국가장학금 예산이 대폭 늘어나면서 저소득층과 다자녀가구에 대한 혜택 폭이 커졌다. 기초·차상위 가구의 첫째 자녀에 대한 지원 금액이 기존 연간 52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확대됐다. 둘째 자녀에게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다자녀 가구(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200% 이하, 세 자녀 이상)의 셋째 이상 자녀에게는 기존 450만~520만원 지원하던 국가장학금을 등록금 전액으로 확대하여 지원하기로 했다. 또 월 소득인정액이 4인 가구 기준중위소득 90~200% 이하인 서민·중산층 가구에 대한 국가장학금 지원액도 기존 연간 67만5천~368만원이던 것이 연간 350만~390만원까지 획기적으로 늘렸다. 서민·중산층에 대한 등록금 지원을 두텁게 하면서 고등교육비 부담을 대폭 낮춘 것이다. 이 같은 예산편성으로 2021년 기준 국가장학금을 통해 반값등록금 혜택을 받는 학생은 69만2천명에서 올해는 약 100만명이 실질적 반값등록금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교육부는 기대하고 있다. 10여 년째 등록금 동결에다 국가장학금 확대로 국민들의 고등교육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일반대(4년제)의 81.8%, 전문대의 93.3%가 사립대인만큼 국가재정을 투입해 학비부담을 낮추는 것은 이상적인 정책결정으로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고등교육에 대한 예산지원이 학생들의 등록금 지원에만 머물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유아 및 초·중등교육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고, OECD국가와의 대학재정 비교에서도 문제가 드러난다. 여러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유아 및 초·중등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수준은 OECD 상위권이다. OECD 어느 국가 못지 않게 공교육비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고등교육에서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수준은 아직도 OECD국가 가운데 바닥을 헤매고 있다. 국가경제규모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고등교육비 투자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 지 10여 년이 지났는 데도 정부의 고등교육비 투자는 아직 기대치에 한참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투자가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드러나는 부작용은 대학 경쟁력 상실이다. 특히 지금처럼 4차 산업혁명기에는 전 국가적으로 혁신기술 발전과 혁신인재 육성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대학은 재정부족으로 투자여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고등교육 투자를 계속 소홀히 하면 대학경쟁력 약화가 국가경쟁력 상실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그때 가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나라의 앞날이 걱정된다면 고등교육 투자를 늘려야 한다.
박종문 편집국 부국장 겸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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