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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암사망률 2위 자궁경부암…백신 맞으면 80% 예방 가능

2022-01-25

HPV가 원인…90%는 자연소멸하지만 2년이상 지속시 암 진행 가능성
공중 목욕탕·수영장 이용이나 좌변기 사용으로 인한 감염 위험은 없어
만12세이하 여성은 예방 접종 무료…접종 받았어도 꾸준한 검진 필요

女암사망률 2위 자궁경부암…백신 맞으면 80% 예방 가능

최근 자궁경부암과 관련한 대선공약이 나와 관심을 받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최근 '59초 쇼츠' 영상을 통해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가다실 9가' 접종(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접종) 보험 혜택 적용이라는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놨다. 자궁경부암 위험이 있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성관계 등을 통해 여성에게 전염될 수 있어 남녀 모두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인 만큼 국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만 12세 여성 이하만 무료 접종이다. 나머지는 60만원가량의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 접종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궁경부암, 세계 여성 암 사망률 2위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여성 암 사망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20~30대 연령층까지 증가 추세에 있어 예방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병이 진행되면 성관계 후 질 출혈이 생기고 점차 출혈이 심해지고, 자궁 주위 조직으로 병이 진행되면서 골반통, 하복통, 허리 통증이 생긴다. 더 심해지면 자궁 앞뒤에 있는 방광과 직장으로 암이 침범해 혈뇨나 혈변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100여종이 알려져 있고, 이 가운데 40여종이 항문생식기에 관련된다. 암을 주로 만드는 바이러스는 크게 고위험군 15종과 저위험군 11종이 있다.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 중 악성종양 발생에 가장 중요한 것이 16번, 18번 바이러스로, 전체 자궁경부암 환자의 원인 중 70%를 차지한다. 한국 여성의 경우 인유두종 바이러스 16번과 18번, 다음으로 58번이 많이 나타나 다른 선진국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은 대부분 일시적인 것으로, 특별한 치료 없이도 90%는 1~2년 내에 자연 소멸된다. 바이러스가 2년 이상 지속, 감염이 있는 경우 소수에서 자궁경부의 상피세포에 이상이 있을 수 있고, 더 진행하면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백신으로 80% 예방, 임산부는 주의해야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 미리 백신을 접종,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백신의 효과는 자궁경부 상피내암을 80% 예방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접종을 받기 전에는 별도로 사전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만약 예방접종 이전에 검사를 진행해 양성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접종을 하는 게 좋다. 백신 접종 당시 감염되지 않은 백신의 인유두종바이러스 유형에는 예방접종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세 차례 접종이 필요하다. 가다실의 경우 첫 접종 후 2개월·6개월째, 서바릭스는 첫 접종 후 1개월·6개월째 각각 2차와 3차 접종을 하면 된다. 효과의 지속은 30년 정도로 보고되어 있다. 임산부에겐 백신 접종을 권하진 않지만 백신 접종 기간 중 임신을 해도 임부나 태아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 임상시험 대상자에서 임신부는 제외됐지만, 일부 접종자에서 임신이 발견되어 평가한 결과 접종군과 대조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다만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접종과 관련된 태아 안전성이 충분히 평가된 것이 아닌 만큼 임신부에게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예방 백신을 접종했다고 하더라도 20여 종류에 달하는 다른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있는 만큼 이들에 의한 자궁경부암 발생 가능성도 있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또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을 다른 백신과 함께 접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각각 다른 부위에 주사하는 게 좋다. 다른 백신과 함께 접종해도 안전한지에 대한 평가는 일부 이뤄졌고 4가 백신의 경우 B형간염 유전자재조합 백신, 2가 백신의 경우 성인용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Tdap) 백신 및 폴리오(IPV) 백신과 동시 투여할 수 있다. 생식기에 감염된 사람과의 성기 점막 및 피부의 접촉을 통해서 감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좌변기 사용이나 수영, 공중목욕탕 욕조를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다.

◆로봇 수술로 흉터 최소화

감염이 이뤄졌을 경우 수술적 치료도 가능하다. 특히 로봇 수술은 기존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월등히 좋은 수술 시야와 정교함 덕분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자궁 근종제거수술 등의 산부인과 영역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로봇 수술의 장점은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최대 15배까지 확대되는 특수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점, 수술자에게 입체영상(3D)을 제공한다는 점, 540도까지 회전이 가능한 손 떨림이 없는 로봇팔을 이용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로봇팔을 이용한 다빈치수술은 산부인과 수술의 경우 자궁근종 제거술 시행 시 자궁 봉합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등의 암 수술을 할 때 확대된 입체영상을 보면서 수술해 부인과 수술에서 발생 가능한 요관손상, 방광손상, 신경손상, 혈관손상 등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술은 합병증이 없는 정교한 수술뿐 아니라 수술로 인한 흉터도 최소화 할 수 있는 미용적인 측면도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부인과 수술에 로봇수술의 활용도는 높을 것으로 전문의들은 전망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권상훈 교수(산부인과)는 "과거에는 예방 접종 연령을 9~26세로 권고했지만 최근 55세까지 권장하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또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 가능한 유형은 일부에 국한돼 있는 만큼 고위험 유형에 대한 감염의 위험은 남아있다. 예방접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자궁경부암 검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권상훈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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