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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늘어나는 고도비만, 질병으로 인식하고 의학적 치료해야

2022-03-01

생활습관문제란 편견 탓 의학치료 지연
고도·초고도비만환자 위한 치료법으로
미국국립보건원, 비만대사수술 소개
전문의와 수술·비수술 치료 고려해야

고혜진교수
고혜진 칠곡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코로나19 이후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2015년 이후 34%를 유지하던 비만율이 38.3%로, 1년 만에 무려 4.5%포인트 증가했다. 30·40대 남성 절반 이상이 비만이었고 특히 30대 남성은 1년 사이 11.8%포인트나 급등한 58.2%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36.1%, 대구 36.4%, 경북 39.4% 등 지역과 무관하게 인구 3명 중 1명 이상이 비만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비만율보다 더 큰 문제는 비만을 하나의 '질환'으로 인식하고 의학적 치료를 찾는 환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비만 환자들은 단순한 다이어트로 체중감량을 시도하고, 그 실패를 본인의 의지 문제로 돌리고 포기, 체중이 더 증가하는 굴레에 빠진다. 또 비만으로 고민하는 환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만 보더라도 의학적 치료에 대한 논의보다는 건강기능식품, 개인의 경험, 개별 경험한 식단이나 운동 등 근거가 부족한 정보가 주를 이룬다. 이처럼 비만과 고도비만을 개개인의 생활습관 문제로 치부하고, 의학적 접근의 필요성보다 심미적 요소를 강조하는 사회적 인식은 비만과 고도비만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시의적절한 의학적 치료의 접근성을 더욱 떨어뜨린다.

비만의 위험성은 미용적 측면에 가려져 많은 사람들이 간과한다. 하지만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눠 계산한 BMI 지수 35㎏/㎡ 이상으로 정의되는 고도비만(3단계 비만)은 관련 질병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고혈압 발병의 무려 75%가량이 비만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을 만큼 그 수준이 심각하다. 또 당뇨병과 심혈관질환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등의 호흡기 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위식도역류 등의 위장관 합병증, 다낭성 난소증후군, 발기부전 등의 생식능력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지나친 체중 증가에 따른 관절 부담으로 골관절염, 통풍의 위험 역시 증가하고 나아가 대장암, 전립선암을 비롯한 주요 암종의 위험도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비만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은 비만 상태 개선으로, 체중감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체중감량은 생활습관 변화만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의학적으로 권고하는 본인 체중 5%이상의 체중감량을 달성해도 여전히 고도비만에 속하는 환자는 반드시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다양한 치료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고도비만의 치료법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합병증 여부, 비만의 중증 여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에서는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행동치료, 에너지 섭취를 줄이는 식사치료, 규칙적 운동을 통한 운동치료를 비롯해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를 권고한다.

비만대사수술은 미국국립보건원(NIH)이 고도비만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발표한 바 있는데 체중 감량 및 지속, 동반질환 개선에 있어 유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국내외 꾸준하게 진행된 다양한 학술연구를 통해 장기간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입증한 치료법으로 고혈압, 당뇨병 등 주요 합병증 치유에도 효과가 있어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좋은 결과를 보인다.

따라서 식이관리, 운동요법, 약물치료를 병행하고도 충분한 체중 감량이나 합병증 개선을 달성하지 못한 고도비만 환자 혹은 많은 체중 감량이 필요한 초고도비만 환자에서 수술 치료는 좋은 치료 방법이다.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 모두 다른 치료 옵션과 병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내분비대사내과, 외과를 비롯해 정신의학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의료진과의 협진을 통해 환자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책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대구 지역을 비롯해 각 지역의 거점 병원에서도 높은 경력의 의료진과 함께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는 비만대사수술센터 등을 운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환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9년부터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 △체질량지수 30㎏/㎡ 이상이며 동반질환을 동반하는 경우 △체질량지수가 27.5㎏/㎡ 이상이며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 당뇨환자의 경우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보험 급여가 적용돼 경제적 부담도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도비만 환자들은 의료시설 방문을 망설인다. 비만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 때문이다. 비만 환자에 대한 낙인화로 사회적 고립을 겪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의학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는 데까지 시간이 더욱 지체된다.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비만율이 보여주듯이 고도비만은 더 이상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이고, 이를 위해서는 고도비만 환자들을 위한 사회적 인식의 개선과 따뜻한 관심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고도비만으로 인한 고충을 겪고 있는 환자들 역시 개인의 노력 부족 내지는 생활습관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의학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기를 바란다.
고혜진 교수<칠곡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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