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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
어제는 예수 부활 199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BC와 AD를 예수탄생을 기준으로 하고, 33세에 죽고 부활했으니, 교회는 이렇게 오랫동안 부활을 기억하고 있다. 토요일 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8주기였다. 이제 겨우 8년이 지났는데 천주교는 5주기까지 추모미사를 이어오다 코로나19 이후 멈추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순시기 담화문에서 "산산이 부서진 꿈들에 대한 씁쓸한 낙담, 눈앞에 놓인 도전들에 대한 깊은 걱정, 턱없이 부족한 자원에 대한 좌절은 우리가 이기주의에 갇히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에 숨어 버리려는 유혹을 받게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교회는 세상보다 먼저 낙담·걱정·좌절에 희망을 주는 소명을 그만해도 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대구경북지역 학교는 세월호를 얼마나 기억하도록 교육하고 있을까?
4월16일, 대구교육감 페이스북을 보니 '설레고 따뜻한 봄날 오후,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2022 대구교육기자단 발대식에 참여했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모두가 슬퍼하는 날, 뭐가 그렇게 설레었을까? 교육감은 그 많은 날이 있음에도 뭐가 그리 급해서 하필 이날 행사를 잡았을까? 많은 교육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안전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지만 대구와 경북교육감의 입장은 확인이 되지 않는다. 가까운 울산교육청은 청사에 대형 추모 걸개그림을 걸어두고 특별전시회도 열었다. 세종교육청은 모든 직원들이 세월호 리본을 달고 추모식을 가졌다.
나는 8년 동안 대구교육청 직원들이 세월호 리본을 단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나마 있던 대구교육청 '기억·약속·책임' 팝업창은 안전교육으로 바뀌었다. 경북교육청도 안전교육주간만 알렸다. 4월16일이 국민안전의날로 제정된 계기가 세월호 참사였음을 알리지 않고, 그냥 안전교육만 하는 것은 올바른 교육일까? 전남교육청은 팝업창을 통해 많은 수업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양 교육감들은 마지못해 교육부 공문을 학교로 보낸 것은 아닐까?
대구와 경북교육청은 왜 이럴까? 교육이 이래도 되는 것일까?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자밀 자키는 저서 '공감은 지능이다'에서 공감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 키우고, 목적과 필요에 따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공감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최선이자 최후의 희망이라는 것이다. 교육감의 공감능력이 이 정도인데 학교장이 나서서 세월호 추모와 기억수업을 준비하고 실시한 학교가 있을까? 세월호 기억수업 말고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기를 수 있는데 왜 꼭 세월호여야 하는가 라고 되물을까 걱정이 된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공감하는 수업을 받지 못한 대구경북 학생들의 공감능력에는 결손이 생기지 않을까? 리더가 되는 데는 문제가 없을까?
전교조는 교육감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소임도 맡고 있으니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강은희 교육감은 박근혜씨가 대구로 온 날 달성군 현풍 집 앞으로 달려갔다. 그의 권력 아래에서 국회의원, 장관까지 했으니 인간적으로 방문할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꼭 그렇게 공개적으로 가야 했을까? 박근혜씨는 국회와 국민들의 촛불에 의해 탄핵되고 대법원 판결로 처벌받은 사실을 학생들이 알고 있다. 그런데 아무런 설명도 없이 정치인도 아닌 교육감이 그 자리에 가는 것은 옳은가? 교육은 뭐가 되나? 박근혜씨의 탄핵은 세월호 사태에 대처하는 공감능력의 부족에서 시작되었다. 더구나 근무시간 중인데 싶어 동정을 확인하니 강 교육감은 시부상 중 삼우제날이었다. 이처럼 강 교육감의 공감능력이 지나치게 선택적이고 정치적이었다는 것이다. 교육감의 이런 선택적 공감이 학교교육에 어떤 신호를 줄지 고려했을까?
대구경북 학생들이 슬픔과 가난함에 공감하는 인간으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학교가 책임져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4·16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약속·책임 대구시민대회'가 토요일 찬바람 속에 열렸다. 8년이 지났지만 아무런 진실도 밝혀지지 않아서 서러운지 별빛 대신 먹구름이 304분의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지나갔다.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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